북한 은행에서 야간에 거액의 현금을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30일 보도했다. 은행이 털리는 것은 북한 건국 이래 처음 있는 사건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지난 4일 청진시 신암구역에 위치한 조선중앙은행 신암지점이 털렸다”며 “공화국이 생긴 후 처음 있는 일로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RFA에 전했다.
소식통은 “함경북도 도립극장 인근에 위치한 신암은행에는 밤새 경비원이 배치돼 있었지만 사건당시에는 자리를 비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은행털이범들은 출입문을 부수고 은행에 보관중인 현금을 가져갔다”고 언급했다.
소식통은 “주민들속에서 나도는 말에 따르면 당시 은행금고에는 내화(북한돈) 7천만 원이 있었다는데 일부 주민들은 그보다 더 많은 돈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등 뒷말이 무성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건이 발생한 신암은행은 현재 업무를 중단한 상태”라고 전한 소식통은 “도 검찰과 도보안서는 은행내부에 협조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집중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신암지점 도난사건 이후 다른 지역의 은행경비가 한층 강화되었다”며 “각 구역의 은행지점들은 최근 7차당대회를 앞두고 평소보다 많은 현금을 취급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다.
소식통은 “최근 주민들 속에서 전자카드를 이용한 송금방식이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카드로 송금하면 함흥에서 보낸 돈을 5분 후에 청진의 은행지점에서 찾을 수 있게 돼 은행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점차 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또 “전자카드를 이용한 송금은 10%의 낮은 수수료에 내화는 물론 달러, 인민폐 등 외화 송금도 할 수 있다”며 “이제는 북한주민들도 집에다 돈을 감춰 놓기보다는 은행을 이용하는 게 안전하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신암은행 지점은 주로 무역을 중개하는 은행이어서 이용하는 주민들이 많았다”며 “무역은행은 원래 무역관련 외화벌이 일꾼들만을 대상으로 운영했으나 최근에 일반주민들을 위한 구역지점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다른 은행지점보다 활발하게 현금거래를 하던 신암은행이 털린 것은 내부 가담자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북한은행에 대한 주민들의 신용도가 더 떨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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