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은 원래 ‘아버지 시간을 삽니다’는 제목 등으로 인기를 모았던 작품입니다.
직장에서 어렵게 일하고 밤늦게 집에 돌아온 아버지에게 어린 아들이 한 시간에 얼마를 버는지 묻습니다. 아버지가 20달러라고 하자 아들은 아버지에게 10달러를 빌려달라고 하죠. 아버지는 철없이 돈을 달라고 한다며 어린 아들을 혼냅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마음에 걸립니다. 평소 자주 돈을 달라던 아이도 아니고 뭔가 꼭 사고 싶은 게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버지는 잠자리에 든 아이 방을 열고 너무 심하게 꾸짖어 미안하다면서 10달러를 건넵니다. 그러자 아이는 원래 모아두었던 돈과 합쳐 돈을 세는데요.
아버지는 또 다시 언짢아합니다. 돈이 있으면서 왜 더 달라고 한 건지 캐묻는데요. 어린 아들은 ‘아빠, 저 이젠 20달러가 있어요. 아빠의 시간을 1시간만 살 수 있을까요?’라고 묻습니다. 그리곤 ‘내일은 조금만 일찍 들어와 주세요. 아빠랑 저녁을 같이 먹고 싶어요’라고 합니다.

힘든 직장 생활 때문에 아이와 함께 있어 주지 못한 아버지는 아들의 소망에 눈물을 펑펑 쏟는데요. 원래 웹툰은 여기서 끝이 납니다. 감동을 전파하는 동화처럼 말이죠.
그런데 최근 인터넷에 퍼진 새 버전은 여기에 두 컷이 더 들어갑니다.
어린 아들이 아버지의 1시간을 사겠다고 하자 아버지는 ‘야간 수당은 1.5배란다’라고 맞받습니다. 돈을 더 내놓지 않으면 너랑 놀아줄 수 없다는 것이죠. 아들은 그러자 ‘비정규직은 그딴 거 없잖아요’라고 하죠. 아버지는 비정규직이니 야간 수당 따윈 없을 테고 그러니 순순히 내 요구에 응하라는 것입니다.
네티즌들은 감동 웹툰의 헬조선 버전이라며 크게 호응하고 있습니다.
“아놔, 내 감동 물어내”
“감동 받을 준비 하는데 뜬금없이 훅 들어와 놀랐다.”
“아무렴, 이래야 헬조선이지”
“한국의 현실을 어쩜 이렇게 잘 꼬집었지? 감탄의 박수!”
“눈물난다. 반전에 눈물나고 지금 현실이라 더 눈물나고!”
“원본 봤던 기억이 나서 눈물 흘릴 준비하고 있는데, 감동이 날아가고 짜증이 밀려왔다. 그리고 울었다.”
“우리 아빠도 비정규직인데, 난 차마 웃을 수 없었다 ㅠ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지난해 11월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정규직은 868만 여 명을 넘습니다. 또 그 비율도 절반을 넘는다고 하는데요. 전체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라고 하니 한국에서는 이 웹툰을 보고 피식 웃는 사람보다 우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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