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일 늦은 오후 도착한 CGV여의도에는 ‘불금’답게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로드샵 초입에 위치한 뷰티용품 매장에 영화표와 팸플릿을 손에 쥔 고객들이 드나들었다. 한 여성은 테스트용 핸드크림을 손에 톡톡 바르며 나와 상영관으로 향하기도 했다.
길을 따라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버스킹(길거리 공연) 스트리트가 나온다. 낡은 파벽돌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다. 그 앞에 놓여있는 것은 빈티지 피아노 한 대.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 피아노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피아노 정면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Play Me, I'm Yours(날 연주하세요, 난 당신 거예요)’.

운 좋게도 이날은 노신사의 멋진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비틀즈, 아바와 같은 올드팝 명곡의 연주를 2시간 넘게 이어갔다. 오가는 사람마다 한 번씩 시선을 멈췄다. 일부는 주변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아 귀를 기울였다.
악보도 없이 유려하게 피아노 연주를 선보인 이는 서울 동대문구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장요한(62)씨다. 전문가 못잖은 솜씨를 보였지만 음악은 독학으로 익혔다고 한다.
“몇 달 전 여기에 피아노가 있다는 걸 알고 이틀에 한 번씩은 옵니다. 영화음악을 주로 치는데 분위기가 잘 맞더라고요. 사람들 반응도 좋아서 자꾸 오게 됩니다(웃음).”
연주를 듣던 누군가는 “너무 멋지다”고 감탄하며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남겼다. 1시간여 동안 머물던 한 여성은 “좋은 연주 감사하다”며 오렌지주스 한 병을 건네고 자리를 떠났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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