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가 20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 따르면 새누리당을 포함한 여권의 경우 무소속 유승민(17.6%) 의원이 1위다. 이어 김무성(10.7%) 오세훈(10.2%) 홍준표(6.4%) 김문수(3.9%) 이정현(3.8%) 정몽준(3.5%) 남경필(3.3%) 원희룡(3.0%) 나경원(2.2%) 조경태 (1.7%) 순이다.
야권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0.7%로 1위를 기록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23.7%로 정확히 7% 포인트 차이로 뒤를 따르고 있다. 김부겸(9.9%) 박원순(4.7%) 천정배(4.3%) 안희정(3.1%) 정세균(2.9%) 이재명(2.3%) 박지원(1.9%) 정동영(1.8%) 김종인(1.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여야 잠재 후보군의 질서가 요동치고 있는 추세가 확연히 드러난다. 누가 최종 대표가 돼 여야가 맞붙을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다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봤을 때 드러나는 매치업 별 ‘대선 테마’는 있다.
유승민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맞붙을 경우 무엇보다 중도쟁탈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다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주류 기류에 반발해 탈당했고, 상대방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는 확장성이 있다는 평가다. 이른바 ‘중도 매치’다.
유승민 의원과 김부겸 당선인이 상대하게 된다면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뉴욕 메츠의 ‘지하철 매치’처럼 ‘대구 시내버스’ 매치가 된다. 두 사람 지역구인 대구 동구와 수성구는 경계를 맞댄 이웃 자치구다. 다만 지하철로 가려면 대구 ‘중구’ 반월당역에서 한 번 갈아타야 한다.
김부겸 당선인이 이정현 의원을 상대한다면 상대방 텃밭에서 ‘배지’를 단 ‘특공대’끼리 맞붙게 된다. 성형수술로 얼굴을 맞바꾼 채 맞닥뜨린 FBI요원과 테러범의 대결을 그린 영화 ‘페이스오프’의 한국판이라 부를 만 하다. 마찬가지로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 조경태 의원의 매치업은 ‘페이스오프 2’ 쯤 되겠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결은 전·현직 서울시장이 맞붙는 ‘오.SEOUL.박’ 매치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 평가할 수 있어 흥미롭다. 정몽준 전 의원과 안철수 대표가 맞붙으면 남부러울 것 없는 ‘거부(巨富)’ 대결이 성사된다. 대선 자금 정도야 ‘일’도 아닌 사람들이니 최소한 ‘대선자금 차떼기’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문재인 전 대표, 안철수 대표와 새누리당의 ‘누구든’ 3명이 맞붙는 3자 구도가 된다면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야권 단일화여부다. 벌써부터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이를 염두에 두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쫄리면 양보하시든가’. 영화 ‘타짜’의 유행어처럼 막판까지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어쩌면 16대 대선 당일 극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던 정몽준 후보 버전2가 나올 지도 모를 일이다.
문재인 전 대표와 이정현 의원이 붙으면 이른바 ‘후계 정치’의 끝을 보게 된다. ‘친노’냐 ‘친박’이냐. 둘 다 적극 지지층이 많아, 지는 쪽에겐 5년이 영원할 것 같은 좌절을 안길 수도 있겠다. 김문수, 남경필, 원희룡 전·현직 도지사와 안희정 도지사가 맞붙는 ‘도지사’ 매치 성사 가능성도 있다. ‘나 도지산데 거 이름이 뭐요?’ 김문수 전 지사가 ‘망신살’을 뻗쳤던 단어의 재유행이 불가피하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8~19일 성·연령·지역 할당 후 RDD 방식으로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12명을 선정해 유·무선 ARS를 이용해 치러졌다. 지난해 말 행정자치부 등록 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응답률은 3.1%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하지만 이번 총선 여론조사에서 보듯 ‘폭망(폭삭 망하다)’할 수 있으니 추세만 참고하자.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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