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4일 축제 분위기였지만, 문재인 전 대표는 웃지 못했다. 문 전 대표는 선거 막판 호남을 두 차례 방문하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냉담한 민심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더민주가 호남에서 참패하면서, 문 전 대표의 ‘조건부 대선 불출마’ 약속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정계은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서울 홍은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호남 민심이 저를 버린 것인지는 더 겸허하게 노력하면서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앞서 호남을 방문해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치에서 은퇴하겠다. 대선에도 나가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문 전 대표는 “일단 야권을 대표하는 대선주자가 호남의 지지가 없이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 때 드린 말씀엔 변함이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는 기자들의 이어진 질문에는 “자, 이제 가시죠”라고 말문을 닫았다. 문 전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서도 “정권교체의 큰 희망을 주셨습니다. 역사의 바른 길을 보여주셨습니다”라고 밝혔지만 거취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문 전 대표의 이런 입장은 여론 추이를 살펴보면서 호남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건부 정계은퇴 약속’에도 불구, 더민주가 수도권에서 약진해 원내 1당이 되면서 문 전 대표는 다소 애매한 입장이 됐다.
문 전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호남이라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2012년 대선 당시 90%대의 지지를 몰아줬던 호남이 문 전 대표에게 차갑게 돌아선 것이다. 문 전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인 홍걸씨와 함께 호남을 돌며 국민의당을 ‘분열 세력’이라고 몰아붙였지만, 오히려 호남은 국민의당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당내에선 우호적 여론이 많다. 여전히 유력한 대선주자인데다, 20대 국회에서도 ‘친문 세력’이 확고히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문 전 대표에 대해 “고군분투 수고했다. 수도권에서 우리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에 대해선 “호남 민심을 달래는 데는 별로 효과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고, 문 전 대표의 거취에 대해서도 “본인 생각이 어떠냐에 달려있는 것이지, 제3자가 이렇고 저렇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했다. 김 대표가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이 전략적 실패라는 점을 지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 일각에서도 문 전 대표가 당분간은 일선 정치에서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더민주 입장에서도 호남 참패는 두고두고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에서 지역구 단 3석을 얻는데 그친데다,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 지지율에서도 국민의당에 크게 뒤졌다. 특히 광주에서는 국민의당 지지율이 53.3%로 더민주(28.6%)를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북도 국민의당이 40%대의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 더민주 지지율은 30%대 초반에 머물렀다.
국민의당에서는 파상 공세가 시작됐다. 박지원 의원은 CBS라디오에 나와 “문 전 대표가 지나간 지역은 호남에서 다 낙선했다”며 “(문 전 대표가) 광주에 와서도 ‘호남이 나를 지지하지 않으면 나는 정계를 은퇴하고 대통령 후보를 나오지 않겠다’라고 (한 것을) 국민이 기억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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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노력하며 기다리겠다" 거취 표명 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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