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당선 유력… 김부겸의 꿈과 좌절, 그리고 대권

Է:2016-04-13 22:38
ϱ
ũ
총선일인 13일 대구 범어사거리 수성구 갑 김부겸후보 사무실에서 김부겸후보가 출구조사를 확인한 뒤 기쁜표정을 짓고 있다. 이병주 기자

4·13총선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이 유력시되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13일 오후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에 크게 앞서는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현실을 바꿔보자는 대구 시민들의 열망이 터져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가 당선되면 31년 만에 ‘대구 야당 국회의원 당선’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당선이 확정되면 야권 대선 후보 대열에도 합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선 되면 31년만의 대기록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는 소선구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야권에 마음을 열지 않았다. 김 후보가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된다면 중선거구제였던 12대(1985년) 이후 대구의 첫 정통 야당 의원으로 헌정사에 남을만한 기록을 세우게 되는 셈이다. 대구에서는 14대(1992년)와 15대(1996년) 국민당과 자유민주연합(자민련) 후보가 당선된 적은 있지만 이들은 ‘정통 야당’은 아니었다.

김 후보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승리라고 (기사를) 쓰지는 말라”면서도 “대구 시민들의 답답한 마음을 정확히, 부지런하게 대변해야겠다. 호남에선 이정현(전남 순천), 정운천(전북 전주을) 두 후보의 선전이 있으니 이분들의 결과가 나오면 대한민국 정치가 새로운 지형으로 넘어섰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일인 13일 대구 범어사거리 수성구 갑 김부겸후보 사무실에서 김부겸후보가 출구조사를 확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거듭된 도전과 좌절

김 후보의 ‘대구 도전’은 좌절과 석패의 연속이었다. 그는 2011년 3차례 ‘금배지’를 달아줬던 경기 군포를 떠나 고향 대구로 향했다. 김 후보는 당시 “군포에서 4선을 하는 것은 월급쟁이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고향인 대구로 내려가 민주당의 마지막 과제인 지역주의의 벽을 넘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구는 야당 정치인에게 쉽게 마음을 주지 않았다. 19대 총선(2012년)과 제6회 지방선거(2014년) 두 차례 선거에서는 40% 이상 득표하고도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갑에 출마했던 19대 총선에서는 이번 새누리당 공천위원장을 맡았던 이한구 의원에게 12.3% 포인트 차로 패했다. 대구시장에 도전했던 6·4지방선거에서는 권영진 현 대구시장에게 14.1% 포인트 뒤졌다.

그러나 김 후보는 낙선 후 이른바 ‘벽치기 유세’를 하며 지역 민심을 바닥부터 다졌다. 요란한 선거운동 대신 집에 있는 유권자들에게 조용히 지지를 호소했다. 공식선거운동 기간에는 매일 수십여 곳의 골목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총선일인 13일 대구 범어사거리 수성구 갑 김부겸후보 사무실에서 김부겸후보가 출구조사를 확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김부겸, 대권 직행하나… 한계는

더민주 내에서는 일찌감치 ‘김부겸 대선 등판론’이 제기됐다. 대구에서 당선되기만 하면 유력 대선 후보 대열에 합류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당대회와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재신임 국면에서도 ‘김부겸 역할론’이 급부상했지만, 그는 대구 선거에 집중하겠다며 고사했다. 지난해 말 시작된 분당 국면에서도 당을 지켰던 김 후보의 ‘대구 당선’이 확정되면 그의 당내 입지는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 후보의 여당 의원 경력은 대권가도에서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1991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기택 공동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김 후보는 2000년 경기 군포에서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됐다. 그러나 그는 3년 만에 이부영 이우재 김영춘 안영근 의원과 함께 대북송금 특검에 반대하며 한나라당을 탈당, 열린우리당 창당에 함께 했다. 더민주의 한 당직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당은 의외로 ‘순혈주의’가 강한 편이라 김 후보의 여권 경력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지난해 당내 분란이 극심했던 때 뚜렷한 역할을 하지 않아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