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알파고 중계보기 “인류 패배의 날 되나?”

입력:2016-03-12 13:02

수정:2016-03-1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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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이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 대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의 두번째 대국에서 패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세기의 대결'로 전세계 주목을 받고 있는 이번 대국은 9일을 시작으로 10, 12, 13, 15일 오후 1시에 열린다. 사진=뉴시스

알파고는 더 이상 도전자가 아니다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로봇 알파고(AlphaGo)가 세번재 붙는다. 그들의 3국이 12일 오후 1시부터 구글 딥마인드로부터 생중계됐다.

더 이상 알파고는 이세돌의 도전자가 아니다. 이세돌은 2번의 경기를 내리 지고말았다. 이세돌은 10일 2국에서 211수 만에 불계패한 직후 인터뷰에서 “한 판이라도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떨궜다.

알파고는 IT 공학자들과 바둑기사들이 쌓은 지식의 집대성이다. 1202개의 CPU(중앙처리장치), 176개의 GPU(그래픽연산장치), 100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알파고를 만들어냈다. 이세돌이 바둑 중 사용한 것은 1개의 두뇌와 1잔의 커피에 불과하다.

러다이트식 비관론보다 인재 영입에 관심있던 구글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딥마인드(DeepMind)의 CEO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 박사는 11일 카이스트를 방문해 특별 강연을 했다. 그는 인공지능 연구원, 신경과학자, 비디오 게임 디자이너 등 다방면서 경력을 쌓아왔다. 그는 강연의 마지막에서조차 “사람을 뽑고 있다(We’re hiring)”며 인공지능 개발 분야를 위한 인재 발굴에 힘쓰는 모습이었다. 구글이 IT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비결은 인류 종말을 예견하는 거대 담론이 아닌 인재 추구였다.

구글은 2014년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를 7000억원에 인수했다. 딥마인드는 설립한 지 4년도 안 됐고 가시적인 매출이나 이익마저 없던 직원 50여명의 작은 회사였다. 하지만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인공 지능을 개발하기 위한 세계적인 전문가 50여명 중 5분의 1이 근무하는 회사였다.

알파고가 제2의 러다이트 운동(영국의 노동자들이 산업혁명이 초래할 실업의 위험에 반대하기 위해 기계를 파괴한 운동)을 일으킨다든지 인류의 종말을 불러일으킬 거란 추측은 과도한 해석일지도 모른다. 세계 각국은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직관마저 계산한 컴퓨터… 몬테카를로 알고리즘의 아름다움

네이처지는 알파고와 관련된 “Mastering the game of Go with deep neural networks and tree search” 논문을 실었다. 네이처는 알파고를 이루는 몬테카를로 알고리즘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며 가치 네트워크와 정책 네트워크 결정 구조를 소개했다.

몬테카를로 알고리즘은 난수를 이용해 함수의 값을 확률적으로 계산하는 알고리즘을 뜻한다. 알파고가 사용하는 정책망 알고리즘은 상대방의 다음 움직임을 고려하고 가치망 알고리즘은 바둑돌의 위치별로 승자가 누가 될지를 예측해낸다. 바둑의 경우 가로 세로 19줄씩 총 361칸에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그 경우의 수에서 기사들이 두는 수에 따라 경우의 수가 지수적으로 늘어난다.

국내 SPRI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AlpahGo의 인공지능 알고리즘 분석”에서 “구글이 알파고라는 바둑프로그램으로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의 성능을 보여준 실증 사례”라며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개발을 위해 고성능 컴퓨팅 환경 조성과 공동 활용을 위한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AlphaGo의 인공지능 알고리즘 분석. 사진=SPRI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카이스트 바이오뇌공학과 정재승 교수는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대표의 강연에서 ‘지난 5개월 동안 옛버전의 알파고들과 최신버전이 서로 대국을 두면서 성능이 향상된 모습을 목격하는게 매우 아름다웠다. 나만이 목격한 순간”이라는 언급이 인상적이었다”며 “알파고의 승리는 인간의 고유 능력이라 생각했던 직관마저 컴퓨터가 계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순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