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훈육하다 질병얻었다?… 법원 “공무상재해 불인정”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이규훈 판사는 교사 A씨가 “공무상 요양을 승인해 달라”며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중학교 교사인 A씨는 2013년 11월 다른 교사들과 저녁식사를 한 뒤 길을 걷다 갑자기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증상이 나타났다. 뇌혈관 질환 진단을 받은 A씨는 “TV모니터를 이용해 수업하던 중 모니터가 갑자기 꺼지자 학생의 장난으로 생각해 훈육하다 학생들의 반항으로 화를 많이 냈고, 이후 증상이 나타났다”며 공무상 요양승인 신청을 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A씨의 병이 직무수행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체질적 요인과 공무 외적 요인이 결합한 결과라는 의학적 소견을 들어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A씨는 소송을 냈지만 법원 역시 업무 관련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판사는 “원고의 기본 근무시간이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였고 전월 초과근무 내역도 3시간에 불과하며 발병 직전 5일간 연장근로를 했다는 자료도 없다”며 “수업시간에 화를 내며 지도를 했더라도 질병의 발생·악화를 불러올 수준의 스트레스로 작용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