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교단장들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 사파이어홀에서 교단장회의를 갖고 “한국교회가 공동으로 준비하는 부활절연합예배와 관련해 규모와 접근성, 교단 안배 등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단장회의에서 오는 29일 열리는 세계복음연맹(WEA) 세계지도자대회에 자율적으로 참여하되 세계적인 행사를 잘 치를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모임에는 전용재(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이영훈(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 박무용(예장 합동) 안만길(예장 합신) 최부옥(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등 회장단과 각 교단 실무를 맡고 있는 총무단이 참석했다.
이 총회장은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이 열릴 때는 전쟁도 멈출 만큼 반대하는 사람이 없는데 세계교회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에 교회 내부의 반대 목소리가 있어 아쉽다”며 발언에 나섰다. 이 총회장은 “WEA에 대해서는 두 가지 오해가 있는데 한 가지는 ‘WEA가 세계교회협의회(WCC)와 대화하고 있으니 복음주의 신학과 충돌하는 문제가 있다’는 주장과 ‘WEA 세계지도자대회와 장재형 목사와의 관련성’에 대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WEA와 WCC가 이슬람의 도전에 대해 대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남한과 북한도 대화하는데 세계교회의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WEA와 WCC가 대화하는 것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다. 오늘자(12일) 국민일보에 순수 복음주의 단체 WEA에 대해 자세히 소개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장 목사와의 관련성 논란은 일부 WEA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못박았다. 이 총회장은 “WEA는 난민, 동성애, 인신매매 문제 등에 대해 유엔과도 협의하고 있다”며 “이번 지도자대회가 북핵 문제, 개성공단 폐쇄 문제 등 남북대치의 현실과 한국교회의 위상을 세계교회에 알리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전 감독회장은 “감리교 안에도 보수와 진보 성향을 가진 목회자가 두루 있다”며 “이번 WEA 세계지도자대회 기간 동안 반대 집회가 신고 돼 있다고 들었는데 세계교회의 국제 대회인 만큼 신앙적으로 노선이 맞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기도하고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총회장은 “예장합동은 개혁주의 신학노선의 총회로서 WEA가 개최하는 총회나 프로그램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세계교회 지도자들의 모임이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한국교회의 부흥과 연합에 기여하는 기회가 되길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회장은 WEA 세계지도자대회와 관련된 논란들에 대해 직접 해명하며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조일래 목사)이 세계지도자대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데 이어 교단장회의에서도 적극적인 참여보다는 소극적 지지 의사를 밝히는 데 그쳐 WEA 관계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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