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크루즈의 아버지인 라파엘 크루즈(77)는 쿠바 태생의 복음주의 목사입니다. 그는 유년시절 억압적인 쿠바 정권에 항의하다 투옥됐는데요. 18세에 쿠바를 탈출해 텍사스 대학에서 수학했습니다. 크루즈 후보는 그 시절의 아버지를 “1시간에 50센트를 받고 설거지를 하면서 대학을 다녔다”고 표현했습니다.
수학 후 라파엘 크루즈는 “반군 지도자가 개인 재산을 압류하고 반대 의견을 억제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하는 피델 카스트로의 비평가가 됐습니다. 크루즈 후보는 그런 아버지 아래서 가난한 유년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라파엘 크루즈는 36세에 복음주의 기독교인이 됩니다. 크루즈 후보에게는 저녁 식사 때마다 성경에 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런 라파엘 크루즈에게 정치적 변환점이 있었습니다. 라파엘 크루즈는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선교와 정치활동을 하며 로널드 레이건의 대통령 당선을 돕습니다. 당시 그는 자신의 아들인 크루즈 후보에게 “하나님은 너를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God has destined you for greatness)”고 자주 되뇌었습니다.
정치적 풍파를 온 몸으로 견뎌낸 아버지 밑에서 크루즈 후보는 또 다른 정치인이 되어갑니다.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텍사스 최초의 히스패닉계 범무차관이자 미국 역사상 최연소 주 법무차관이 됐습니다. 미국 정가에선 솔찍하고 즉흥적인 트럼프와 비교해 그를 논리적이고 빈틈없는 천재라고 표현합니다.
크루즈 후보의 아이오와주 코커스 승리에는 공화당 강경 보수세력인 티파티의 지원이 있었다는 분석이 잇따릅니다. 초선 상원의원이기는 하지만 공화당의 지지기반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는 지난달 아이오와주 유세 연설 도중 구약 성경 역대기 하 7장 14절(내 이름으로 불리는 내 백성이 자신들을 낮추고 기도하며 나를 찾고 악한 길에서 돌아서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용서하며 그들의 땅을 회복시켜 주겠다)의 구절을 인용했습니다. 트럼프 후보 역시 기독교계의 표를 의식한 듯 연설에서 고린도 후서를 언급했지만, 고린더 후서(Second Corinthians) 대신 고린더 2편(Two Corinthians)이라 읽는 바람에 체면을 구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관련기사 보기]
▶미국 아이오와 입구조사, 힐러리-트럼프가 1위
▶트럼프 어딨니?… 美 아이오와 코커스 크루즈에 패배
▶美 ‘아이오와 코커스’ 이변의 땅… 반뼘차 승부
▶미국 대선 운명의 날,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 한국시간 오후 1~2시 결정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