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콩쿠르 이후 한국에서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고 들었어요. 솔직히 그 상황을 잘 알진 못하지만, 정말 그렇다면 클래식 연주자들에게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클래식에 관심을 더 가져주세요.”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폴란드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이 콩쿠르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쇼팽 콩쿠르 우승자 갈라 콘서트를 위해서다. 조성진은 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컨퍼런스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거의 1년 만에 한국을 왔는데 설레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든다”면서 “무대에서 피아노를 치는 것보다 마이크 앞에서 인터뷰를 하는 게 더욱 긴장된다. 콩쿠르 이후 생각했던 것 이상의 관심을 받아서 많이 놀랐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1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조성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조성진은 그동안 콩쿠르에 준비해왔던 젊은 아티스트로서 솔직한 마음도 털어놓았다. 그는 “내내 긴장되고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콩쿠르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꿈인 콘서트 피아니스트가 되는데 콩쿠르 수상이 도움이 되는 만큼 여러 차례 나갔었다”면서 “운좋게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많은 연주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 콩쿠르는 내가 원하는 꿈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인 만큼 이제 막 연주자로서 시작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쇼팽에 대해서도 그는 “솔직히 사람들마다 해석과 관점이 다르다는 점에서 쇼팽은 늘 어렵게 생각하는 레퍼토리였다”면서 “이번 콩쿠르를 준비하는 동안 루빈슈타인을 포함해 앞선 피아니스트들의 연주를 많이 들어보는 등 쇼팽을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도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나만의 쇼팽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롤모델’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만의 길을 개척하고 싶어 롤모델은 일부러 정해놓지 않고 있다. 라두 루푸를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지만 나와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내가 그의 길을 가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면서 “내가 생각하는 훌륭한 피아니스트는 뭔가 귀하게 느껴지는 연주를 하는 사람이다. 즉 작곡가들이 엄청난 노력과 고뇌를 통해 만든 걸작들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조성진의 인간적인 면모도 엿볼 수 있었다. 어린 시절 피아노와 사랑에 빠진 계기에 대해 그는 “어렸을 때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함께 배웠는데, 서서 연습해야 하는 바이올린과 달리 피아노는 앉아서 연주하는 게 좋았다”고 웃었다. 이어 친구관계에 대해서도 “또래 친구는 별로 없다.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은 거의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어서 사실 요즘 20대들이 어떻게 노는지 잘 모른다. 쉴 때는 클래식 음악을 주로 듣는 편이고, 한국 발라드 가수들의 음악도 가끔 듣는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세계 굴지의 대형 매니지먼트사가 아닌 프랑스의 ‘솔레아 매니지먼트(SOLEA MANAGEMENT)’와 계약한 데 대해 “처음부터 회사의 이름보다는 매니저가 저와 잘 맞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콩쿠르 이후 11월부터 많은 매니저를 만났는데, 솔레아 매니지먼트의 매니저가 나와 생각이 가장 잘 맞는 것 같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는 쇼팽 콩쿠르를 주최하는 쇼팽협회 아르투르 슈클레네르 회장과 조성진과 음반 계약을 맺은 세계적인 음반사 도이치 그라마폰(DG)의 우테 페스케 부사장이 함께 했다. 최근 쇼팽협회와 DG에서는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실황 앨범을 각각 발매했다.
슈클레네르 회장은 “조성진이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한국에서 클래식 열풍이 일어나는 것을 온 세계가 알고 있다”며 “조성진은 늘 겸손한 연주자라서 콩쿠르 내내 떨었다고 하지만, 그의 연주를 들어보면 믿기 어렵다. 사실 콩쿠르가 시작됐을 때부터 조성진이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느꼈다”고 말했다.
페스케 부사장은 “조성진은 섬세하고 시적인 피아니즘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엄청난 파워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면서 “그동안 도이치 그라모폰은 크리스티안 침머만을 비롯해 쇼팽 콩쿠르 우승자 출신으로 세계적 거장이 된 피아니스트들과 자주 작업해 왔다.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나올 조성진의 정규음반이 전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 새로운 감동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진은 도이치 그라모폰 전속 계약을 통해 앞으로 5년간 5개의 음반을 발매할 예정이다. 첫 음반은 오는 4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지휘자 정명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함께 쇼팽 협주곡 1번을 녹음하고 이어 베를린에서 4개의 발라드를 녹음할 계획이다. 조성진은 “정명훈 선생님과는 2009년 5월 처음 협연한 이후 지금까지 20번 넘게 협연을 했다. 선생님은 제가 음악가로서 존경하는 분으로 배운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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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한국에서 클래식에 대한 관심 계속되길"
쇼팽 콩쿠르 우승 후 첫 내한....2일 콩쿠르 수상자 갈라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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