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행하는 자동차 있어 위험해 보이는데…
목포, 뉴욕 시민 비슷한 영상에 반응은 천양지차
기록적인 한파로 눈 덮인 도로 위에서 스키나 눈썰매, 스노우보드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한국과 미국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비슷해 보이는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도 극명하게 갈리네요. 둘 다 위험해 보이는데, 미국 영상엔 “멋있다”는 극찬이 쏟아집니다. 국내 영상엔 “정신 나갔다”는 댓글만 그득한데 말입니다.
보도채널 YTN은 한 시청자가 보내준 폭설 도로 위 눈썰매 영상을 25일 전했습니다. 전남 목포 상동의 한 오르막길이 차들이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미끄러워지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이 길 위에서 눈썰매를 탔다고 합니다. YTN는 “동네 주민들을 위한 멋진 썰매장으로 변신했다” “온 가족이 나와 썰매를 달렸는데, 이 순간만큼은 행복이 가득해 보인다”며 유쾌하게 처리했지만 네티즌 반응은 무지 나빴습니다.
목포 폭설 도로위 눈썰매 영상 보러가기
기사 아래 달린 수십개의 댓글은 “바로 앞이 찻길인데 썰매를 타고 노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내리막길 바로 앞 도로에 차들이 다니는데 대체 생각이 있는거냐” “저러다 교통사고 나면 어쩌려고, 그냥 눈썰매장 가시라” 등 격한 반응이 나왔습니다.
한 네티즌은 “이런 게 바로 안전불감증”이라며 “서행한다 해도 분명히 차들이 다니고 있는데 거기서 눈썰매를 탄다? 설마 하는 마음이 사고를 불러 온다는 걸 아직도 모르거냐”며 비판했습니다.
네티즌 지적대로 눈썰매 영상은 위험해보였습니다. 내리막길 바로 아래는 차들이 다녔고 자칫 미끄러져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허핑턴포스트가 이날 소개한 미국 뉴욕의 폭설 위 도로 스노우보드를 타는 영상에는 완전 딴판이 댓글이 달렸습니다.
뉴욕 도로가 폐쇄된다는 뉴스를 영상 맨 앞에 편집해 놓긴 했지만 영상 속 도로 위에는 차들이 운행 중이었습니다. 위의 한국 영상이나 마찬가지로 위험해 보였습니다.
뉴욕 폭설 도로위 스노우보드 영상 보러가기
영상은 유튜브 채널 운영자인 캐시 네이스탯이 사상 최악의 폭설을 기회삼아 뉴욕 거리에서 스노우보드를 타는 모습을 촬영해 올린 겁니다. 네이스탯은 자동차에 줄을 달아 도로를 쌩쌩 달렸습니다. 뉴욕 도로가 폐쇄된다는 뉴스 보도를 앞에 편집해 놓긴 했지만 영상에는 택시가 다니는 모습도 나옵니다. 네이스탯이 스노우보드를 타다, 도로 위 서 있는 택시를 툭툭 치기도 하고요. 마지막에는 경찰의 제지를 받게 됩니다.
잔잔한 배경음악에 세련된 편집, 시민들의 환호 소리까지 곁들어져서 일까요. 영상 아래는 “올해 가장 멋진 영상이 될 거 같다” “너무 멋있다”는 극찬만 달렸습니다.
한국 목포와 미국 뉴욕의 비슷한 영상 달린, 너무 다른 반응 왜 그런걸까요.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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