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폭피해자, 정부 상대 민사소송 항소심도 '패소'

국내 거주 중인 일제강점기 나가사키·히로시마 원자폭탄 피해자들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8부(부장판사 여미숙)는 14일 박모씨 등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회원 79명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박씨 등은 일제강점기 징병, 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가 원폭 투하 현장에 있던 피해자들이다. 2013년 8월 전체 회원 2600여명을 대표해 우리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2011년 정부가 원폭 피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일 청구권 협정의 분쟁 해결 방식에 따라 외교적 노력을 다하지 않는(부작위) 것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음에도 정부가 이후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며 1인당 위자료 1000만원을 청구했다.

그러나 1심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은 외교상 경로를 통한 분쟁 해결을 우선하고 있어 중재 회부는 2차적 수단”이라며 “외교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정부의 조치가 충분치 못하다는 사정만으로 국가가 의무를 위반해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심도 이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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