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정치 적자 노린다” 안철수, 탈당 이후 두번째 호남 방문

가칭 '국민의당' 창당을 추진중인 안철수 의원은 창당준비위원회 출범 이후 첫 지방 일정으로 11일 광주와 순천을 방문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을 탈당한 이후 안 의원이 호남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에 따라 안 의원과 더민주 문재인 대표간에 야권 텃밭인 호남 민심잡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국립현충원 참배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안 의원은 이날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 김한길 의원을 비롯해 김영환·김동철·문병호·임내현·황주홍 의원 등이 함께 김대중·김영삼·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순서대로 참배했다.

야당 지도자인 안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 뿐만아니라 보수성향인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전 대통령을 모두 참배한 것은 진보 뿐만아니라 중도 및 개혁적 보수까지 아우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은 방명록에 "호국영령과 대통령님들의 뜻을 이어받아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우겠습니다"라고 적었고, 안 의원과 김 의원이 같은 장에 각각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특히 안 의원은 전날 창당 발기인대회에 이어 이날 현충원 참배에서도 첫 참배 순서를 한 위원장에게 양보하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도 한 위원장이 나서도록 하는 등 자신은 조연 역할을 자처했다.

참배를 마친 뒤 안 의원은 광주로 이동했으며 곧바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시민들과 좌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어 처가가 있는 전남 순천을 방문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통해 신당 창당 이유와 향후 활동 계획, 총선 목표 등을 소개하고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또 순천경찰서를 찾아 근무중인 경찰관들을 격려하는 등 호남민심에 다가갈 계획이다.

안 의원이 창준위 출범 바로 다음 날 광주를 찾는 것은 호남의 확고한 지지 확보가 신당 성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특히 더민주와 문 대표가 호남에서의 비판적인 여론의 벽에 부딪혀 고전하는 틈을 비집고 들어가 '호남 정치의 적자'라는 자리까지 차지하는 것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문 대표는 호남 민심을 달래기 위해 지난 주말 광주 방문을 추진했으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이나 자신의 거취 문제 등 해결이 우선이라는 주변의 만류에 따라 계획을 접은 바 있다.

반면 국민의당에는 호남이 지역구인 탈당파 의원들이 대거 합류하고 있다.

이미 광주 출신인 김동철 임내현 황주홍 의원이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권은희 의원도 이날 안 의원의 5·18 묘지 참배에 동행했으며 이날 더민주를 탈당한 김관영 의원도 국민의당 입당을 선언했다.

안 의원측은 호남민심이 국민의당으로 쏠리고 있다는 단적인 증거라며 호남민심 공략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한편, 안 의원은 이날 호남 일정을 마친 뒤 경남 창원으로 이동해 1박을 하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에게 새해 인사를 할 예정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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