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확성기 방송… 접경지 ‘한산’ 얼음축제장은 '북적'

북한 핵실험 후 대북 확성기 방송재개 이틀째인 9일 경기·강원도 지역 안보관광지들은 운영을 중단해 적막한 모습을 보였다. 접경지역 주민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큰 동요 없이 일상을 보냈다. 반면 얼음축제장, 스키장, 눈썰매장 등 겨울축제장에는 많은 인파들로 하루 종일 북적거렸다.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 양구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 철원 제2땅굴과 평화전망대, 화천 칠성전망대 등 강원 전방지역 안보관광지들은 이틀째 운영을 중단했다. 또 경기도 파주 통일전망대, 임진각, 제3땅굴, 도라산 전망대 등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이북 지역과 강화 평화전망대 등 경기·인천의 안보관광지에는 운영중단 소식을 듣지 못하고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들만 눈에 띄었다.

경기도 파주시 대성동 마을 김동구 이장은 “대북 확성기 관련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상황을 주시하고 되도록 외출은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장석권 이장은 “주민들은 평온하게 평소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겨울축제장은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국내 대표 겨울축제로 자리 잡은 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장에는 개막을 맞아 이른 시간부터 인파가 몰려 얼음 위에서 산천어 낚시를 하거나 체험행사를 즐겼다.

송어축제가 열린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 지현교 일대에도 관광객들이 송어 맨손 잡기, 배낚시, 래프팅 보트 체험으로 추위를 잊었다. 연천군 전곡리 구석기 유적지에서 개막한 ‘구석기 겨울여행’ 행사장에는 빙하시대를 체험할 수 있는 얼음나무 숲, 눈사람 마을, 얼음 성벽, 눈 조각공원 등이 조성돼 관람객들에게 겨울 정취를 선사했다.

전국 아이스클라이밍 선수권 대회가 열린 경북 청송군 얼음골을 찾은 관람객들은 아찔한 빙벽 타기 장면에 땀을 쥐고 사과 등 특산물을 맛보며 여유를 만끽했다.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의 빙설대세계 축제, ‘황금 원숭이 산’이란 뜻의 경남 거창 금원산(金猿山) 얼음축제에도 나들이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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