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요우커 '맡긴 돈 달라' 국내 카지노에 승소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판사 김성수)는 중국인 리모씨가 세븐럭카지노를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를 상대로 낸 보관금 반환 소송에서 GKL이 리씨에게 13억43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2013년 8월 강남 세븐럭카지노를 한차례 방문하고 플래티넘 회원이 된 리씨는 그곳에서 만난 진모씨로부터 “내게 돈을 송금하면 카지노에 맡겨주고 보관증을 받겠다. 언제든 와서 돈을 찾아 도박을 즐길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외화반출 한도를 넘는 금액으로 도박하고 싶었던 리씨는 중국으로 돌아간 9월 13억4350만원을 송금했다. 진씨는 이 돈을 카지노에 보관한 뒤 리씨의 이름과 카지노 대표이사 직인이 찍힌 보관증 3장을 받았다.

하지만 진씨는 일주일 뒤 리씨를 배신했다. 그는 리씨의 보관증을 내밀고 카지노에서 돈을 찾아 곧바로 자신의 이름으로 다시 보관했다. 이 사실이 들통나면서 진씨는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리씨는 카지노에 자신의 돈을 돌려달라고 했지만 카지노 측은 “진씨의 돈만 있을 뿐”이라며 반환을 거부했다. 결국 리씨는 한국에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리씨와 카지노 사이에는 금전소비임치(任置) 계약이 체결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리씨의 이름으로 된 보관증이 있음에도 진씨에게 돈을 내준 카지노는 리씨에게 돈을 돌려줄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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