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킴의 영어공부혼자하기] 우리 아이에게 영어 공부를 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은?

주변에 영어 공부를 안 하는 아이 때문에 불평하는 부모가 있는가? 과외비와 학원비로 허리가 휜 부모의 마음을 몰라주는 우리 아이가 너무 야속하게 느껴지지는 않는가? 그렇다면 반대로 영어를 잘 하는 아이들이 있는 집은 아이들을 어떻게 키웠을까? 행복한 우리의 이웃을 엿보도록 하자.

정말 사교육이 수재를 낳는가?

사교육비가 가장 비싸다는 서울 청담동에서 상위 3위권 안에 드는 영어유치원을 운영하다 보면 참 많은 유형의 학부모와 아이들을 접하게 된다. 그 중 지역권에서도 똑똑하기로 유명한 수재인 아이들이 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영어 실력은 물론 수학과 한글과 같은 과목에서도 뚜렷한 윤곽을 나타낸다. 이 아이들은 도대체 어떤 교육을 받은 것일까? 아이 중 한 명은 아버지가 하버드 출신에 사업가이다. 다른 한 명의 아이는 어머니가 유명 아나운서이다. 두 집 모두 집에서 영어를 사용한다. 이쯤에서 우리는 조금의 자괴감이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현실에서 우리 모두가 유명하고 부유한 사람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강남 아이들이 언제나 공부를 더 잘할까. 뚜껑을 열어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유독 난이도가 낮아 물 수능이라고 불렸던 2015학년도에는 수능 만점자 29명 중 6명이 강남 지역에서 나왔지만 난이도가 어려웠던 2013학년도 대입에서는 수능 만점자 6명 중에는 강남 출신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지역별 총 수능 응시생 숫자와 가구별 평균 사교육비 차이를 고려했을 때 이는 상당히 부끄러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영어를 잘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이 있는가?

아이러니하게도 방송과 유명 영어교육회사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타강사’들의 많은 수가 국내파이다. 그중에는 해외경력이 전무한 경우도 빈번하다. 이들 국내파 강사들이 가지는 한가지 공통점을 꼽자면 어린 시절 어떤 계기를 통해 영어를 정말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연히 들었던 팝송이 너무 좋아서, 인상 깊게 본 외화의 주인공과 사랑에 빠져서, 친한 원어민 친구가 생겨서 등 그 계기가 어떻게 되었든 스스로 영어공부와 사랑에 빠진 이들이 바로 지금 대한민국 영어교육계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우리 아이가 잘하기를 바라는 영어를 과연 난 얼마나 좋아하는가?

돈은 우리에게 많은 편의를 가져다주고 교육을 시킬 때도 이는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사교육비를 얼마나 쓰는지가 아니라 우리 아이에게 영어를 좋아할 계기를 제공해 주는 것이란 사실이 조금은 위안을 주지 않는가? 부모가 하루 종일 집에서 영어로 얘기 한다거나 비싼 과외를 붙여주는 것이 불가능 하더라도 괜찮다는 말이다.

여기서 경험담을 하나 이야기 하고자 한다. 가난한 군인과 평범한 가정주부 사이에 태어나 어려서 변변찮은 과외 한번 받지 못하고 자란 나에겐 조금 특이한 어머니가 있다. 독학으로 중국어를 포함한 4개 국어를 능히 하신다. 내 어린시절 추억 속 어머니는 안방구석 조그마한 나무 교자상에 앉아 스탠드 불빛 아래서 조용히 단어를 외우고 어학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반복해서 돌려듣고 계셨다. 나보다 열심히 공부하시는 그 뒷모습을 보고 늘 많이 반성했다.

자식에게 위대한 사랑을 베풀기 위해 내가 굳이 위대한 사람일 필요는 없다. 하루 종일 영어로 말을 걸어주는 것만큼이나 내 자식이 잘하기 바라는 영어를 조금은 더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부모가 되는 것이 어떨까.

영어교육전문가 라이언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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