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전국적으로 한 해 동안 발생하는 노사분규는 지난해 100여건. 노사분규에 소모되는 시간은 한 해 약 350일에 달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노사의 동행 문화를 인정받는 기업들이 있다.
타이어 제조업체인 ‘넥센타이어’(경남 양산)는 회사의 투자전략회에서 노조 간부들을 볼 수 있다. 회사는 신규 투자를 할 때마다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간부들을 상대로 회사의 방향성을 설득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다. 넥센타이어는 1997년 IMF 때까지만 해도 우성그룹의 계열사인 ‘우성타이어’였다. 그러나 우성그룹이 망하면서 현재의 오너가 인수합병을 했다. 현재 넥센타이어의 노사화합은 원만한 인수합병 과정에서 비롯됐다. 새로운 오너는 인수합병 이후 구조조정 없이 직원들과 함께 회사를 이끌고 갔고, 업계 경쟁사보다 낮은 임금 수준을 경쟁사들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렸다. 직원들을 위한 5층짜리 복지관과 사원아파트도 설립했다. 노조는 이러한 오너의 행보를 보며 사측을 신뢰하게 됐다. 넥센타이어는 인수당시 매출액 1800억원에서 지난해 매출액 1조7000억원을 달성했다. 경영진과 노조는 지난해 2월 체코 공장 준공식에도 함께 참석했다. 당시 체코 총리가 공장을 둘러보러 왔을 때 이 대표는 노조위원장을 비롯해 노조간부들과 함께 공장을 순회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올해 대부분 타이어업계 회사들의 실적이 다소 줄었지만 우리 회사는 올해도 실적은 상승 중”이라며 “직원들이 경영진에 대해 갖고 있는 신뢰가 우리 회사 성장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신발, 합성피혁용 폴리우레탄 수지를 생산하는 동성화학(부산)은 1989년 노조설립 이후 한 번도 노사의 임금단체협상에서 잡음이 없었다. 동성화학의 임단협 자리에는 회사 대표가 나오지 않고 실무진이 참석한다. 노조 입장에서는 불만을 가질 법도 하지만 “대표는 회사 경영에 매진하라”며 노조가 대표를 배려한다. 동성화학의 대표는 평소에도 노조와 소통에 적극적이다. 때문에 대표가 굳이 임단협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수시로 노조의 요구를 전달받고 논의한다. 이틀에 한 번씩은 대표와 노조위원장이 함께 생산 현장을 둘러보기도 한다. 동성화학은 지난 2005년 직원 200여명 중 130여명을 구조조정한 아픔을 갖고 있다.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노조관계가 나빠질 수도 있지만 노사가 소통하면서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라는 데 충분히 공감한 후 이뤄진 조치였다. 동성화학은 최근 3년간 매출액 63%, 영업이익 108% 성장, 전년도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국내 최초로 보리음료 ‘맥콜’을 선보였던 ‘일화’(경기 구리)는 1988년까지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경쟁사들이 유사상품을 쏟아내고 IMF가 닥치면서 1400억원대던 매출액은 20억원대까지 곤두박질 쳤다. 결국 일화는 1998년 퇴출기업 판정을 받았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일화는 1000명이던 인력을 450명으로 줄이고 사업품목을 줄였다. 직원들은 상여금을 반납하고 자체적으로 근무시간을 늘렸다. 회사의 위기를 노조와 함께 넘긴 회사는 노사협의회 등을 통해 노조원들의 의견을 회사 경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일화의 경영진은 직원 복지에도 앞장서고 있다. 2조 2교대로 운영되던 공장 직원들의 피로도가 증가하자 일화는 직원을 추가로 채용해 3조 2교대로 근무방식을 개편했다.
동성화학의 관계자는 “노사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 신뢰, 소통”이라며 “회사와 노조가 서로 얼마나 소통하느냐가 가장 기본적인 노사 화합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동성화학과 일화는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와 노사문화발전재단이 주관한 ‘노사문화 대상’에서 각각 대통령상과 고용노동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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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가 소통과 배려로 동행하는 기업들 “노사분규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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