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 표현에 반대합니다” 민주노총 “약자 비하 우려”

노동법 개악 반대를 외치며 박근혜정부와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정권 비하의 의미로 읽히는 2016년 ‘병신년’ 표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때론 언어가 의식과 행동을 규정한다”라면서 “근로자 민노총 노가다 잡부 노무자 등 민주노총은 잘못된 언어의 피해자기도 하다”라고 했다. 정권에 대한 호불호를 넘어 여성과 장애인 비하로 읽힐 수 있는 표현은 자제해야 마땅하다는 뜻이다.

민주노총은 병신년(丙申年) 새해 직전인 31일 오후에 낸 논평에서 “2016년은 육십갑자로 따져 병신년(丙申年)이라고 한다”라며 “때문에 여성인 박근혜와 병신(病身)을 섞어 병신년이라는 조롱이 적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롱만으로도 부족하다는 심정 이해한다”라면서도 “그러나 병신년은 장애인과 여성을 비하하는 말”이라고 했다.

민주노총은 또 “악의 없는 비유라도 상처받는 이들이 있다면 버리고, 피할 수 있으면 다른 방법을 찾는 게 길”이라며 “때론 언어가 의식과 행동을 규정한다”라고 했다. 이어 “무심코 던진 말과 언어의 유희에 애꿎은 피해자가 있을까 걱정한다”라고 했다.

결론으로 민주노총은 “약자에 대한 비하 우려가 있는 말을 쓰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구성원들도 함께하길 권유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내년에도 민주시민들의 멋진 풍자를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욕설과 비하로는 진정한 풍자도 사회의 변화도 이끌 수 없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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