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도매업자 된 前프로야구 선수들, 거래처에 행패

주류 도매상을 운영하는 전직 프로야구 선수들이 거래처를 바꾼 업소들의 영업을 방해하는 등 행패를 부리다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자신들과 거래를 중단한 업소들의 영업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이모(38)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씨 등 주류 공급업체 A사 임직원 7명은 올 3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은평구에 있는 B식당과 C호프집 등 업소 2곳을 6차례 찾아가 내부 집기를 파손하고 출입문을 가로막아 손님이 오지 못하게 하는 등 영업을 방해했다. A사는 대표이사 이씨, 과거 모 구단 투수로 유명했던 D(40)씨 등 전직 프로야구 선수 3명이 중심이 돼 운영되는 업체로 알려졌다. 주로 은평구 일대 식당 등과 거래하던 이씨 등은 두 업소가 자신들과 거래를 끊고 도매업체를 바꾸자 영업 손실을 우려해 이같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올 4월에는 18세 청소년에게 일당 5만원을 주고 B식당으로 들여보내 술을 마시게 한 뒤 112에 신고하기도 했다. B식당 업주는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단속돼 과태료 1400만원을 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특정 주류 도매업체가 소상인들을 괴롭힌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피해 업소를 파악한 뒤 업주들로부터 자세한 진술을 받아 이씨 등 혐의를 확인했다. 이들과 공모한 청소년도 설득해 범행을 자백받았다. 이씨 등은 경찰에서 혐의를 모두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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