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혁신전대 정면충돌” 계파 갈등 최고조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30일 안 전 대표가 요구한 '혁신 전당대회' 개최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당 내홍 돌파수로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부' 구상을 거부하고 '혁신전대' 카드를 던졌지만 접점을 찾기보다는 파열음이 커지며 오히려 계파 간 갈등으로 확산하는 형국이다.

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의 혁신안조차 거부하면서 혁신을 말하는 것은 혁신의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해 '문재인표 공천혁신안' 폐기가능성을 시사한 안 전 대표의 혁신전대론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문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전대를 거부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말이 들어가야 정확한거에요?"라고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안 전 대표는 '광주'를 방문해 "지금 상태로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것은 문 대표도 갖고 있는 문제인식"이라며 "이대로 총선을 치를 수 없다면 (혁신전대 외에) 어떤 대안이 있는지 말해줬으면 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또 내년 1월 중순까지 혁신전대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히고 "(문 대표가) 이번 주 내에 답을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두 사람의 대결은 주류와 비주류의 충돌로 번지고 있다.

주류 측은 혁신전대 요구에 대해 ▲재신임 결의 불복 ▲당내 권력투쟁 점화 ▲공천 줄세우기 우려 ▲분열의 전대 가능성 ▲일정상 불가능 ▲공천혁신안 백지화 등 이유를 열거하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문 대표 측은 "전대는 당 체계의 지각변동을 불러오는 만큼 공론을 확인해야 한다"며 "주중에는 입장을 정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혁신전대에 불만이 많지만 당내 의견을 수렴해 타협점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여겨진다.

비주류 역시 '정치혁신을 위한 2020모임',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을 잇따라 소집해 문 대표가 위기 수습책을 빨리 내놔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문 대표에 대한 공개적인 사퇴 요구로까지 나아가지는 않았다.

비주류 송호창 의원은 TBS 라디오에 나와 '문재인표 공천혁신안'에 대해 "이어받을 것은 이어받지만 보완해야될 점도 있다"고 말했고, 20% 물갈이 규정에 대해서는 "조금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수정 필요성을 거론했다.

최고위원들도 찬반이 엇갈리며 어지러운 모습을 보였다.

비주류 주승용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문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신당에 탄력을 주고, 당은 걷잡을 수 없이 가지 않겠느냐"며 탈당사태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반면 범주류인 전병헌 최고위원은 "사생결단식 분열전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상대적으로 중립지대에 있던 의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지만 혁신전대와는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중진 의원들과 '통합행동'은 각각 회동을 갖고 갈등 진화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정치적 합의에 의한 비상기구 설치, 문안을 포괄하는 통합선대위 구성 의견 등이 나오고 있다.

충청권 의원 9명의 회동에서는 조기 선대위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파국을 피하려면 '문안'의 전대 출마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오영식 의원은 CBS 라디오에 나와 "문안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당의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산파,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며 "전대를 치르더라도 두 분이 전대에 나오면 안된다"고 제안했다.

비주류 유성엽 의원도 PBC 라디오에 출연 "두 분은 (전대에 불출마하고) 백의종군하면서 당을 혁신하고 외부까지 포함하는 큰 통합을 이뤄나가는 밀알 역할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신당을 추진하는 인사들은 안 전 의원의 탈당 후 신당 합류를 주문하는 등 새정치연합의 균열을 파고들었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자체 회의에서 "안 전 대표를 비롯, 개혁을 염원하는 이들이 신당 창당에 합류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소속 박주선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 전날 자신의 신당추진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한 새정치연합 조경태 유성엽 의원에 대해 "(탈당해 신당과 함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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