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터키 전폭기 격추는 계획된 도발…전쟁할 뜻은 없다"

터키가 영공 침범을 이유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한 데 대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계획된 도발”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전쟁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예정됐던 터키 방문을 취소한 라브로프 장관은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터키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는 계획된 도발"이라며 "의도하는 바가 없다는 터키 정부의 주장에 상당한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양국의 관계를 심각하게 다시 따져볼 것이라면서도 특정 조치나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터키와 전쟁에 돌입할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터키 국민에 대한 우리의 자세는 변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단지 터키 (정부의) 리더십에 의문이 있을 뿐”이라고도 언급했다. 아울러 “테러리스트들이 터키 영토를 다른 나라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는 데 사용해 왔다”고 지적했지만 특정 단체나 나라를 거론하지는 않았다.

라브로프 장관은 테러리스트의 이동을 차단하려고 터키-시리아 국경을 폐쇄하자는 프랑수아 올랑스 프랑스 대통령의 제안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한다”며 “내일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인) 올랑드 대통령과 이 제안을 자세히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최신예 지대공 미사일 체계인 ‘S-400’을 시리아에 배치하기로 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S-400 미사일 체계를 라타키아 주 히메이밈 공군기지에 배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군이 S-400을 전투 임무에 배치한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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