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잘못 조제해 부작용” 1억9000만원 배상 판결

약을 잘못 조제해 환자에게 부작용을 낳게 한 약사로 하여금 환자와 가족에게 1억9000여만 원을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제주지법 제2민사부(부장판사 유석동)는 A씨(62) 등 7명이 약사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1억7600여만 원을, A씨의 아내에게 500만원을, A씨의 자녀와 부모 등 5명에게는 각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는 항응고 치료를 받던 중 담당의로부터 1일 6㎎에서 5㎎으로 변경된 처방을 받았지만 약사 B씨의 조제 오류로, 말 어눌함과 좌측 편마비 등 증상이 발생했다”며 “이는 와파린 저용량 복용으로 인해 급성 우측 중대뇌동맥경색 진단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들과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 등 치료비, 위자료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지급액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01년께 심장판막치환술을 받고 계속해서 혈액 항응고제인 와파린 나트륨(이하 와파린) 등을 복용해왔다.

그는 2013년 4월 5일쯤 제주대학교 병원에서 발급한 처방전을 갖고 피고인 B씨가 운영하는 약국에 가서 처방전을 제시해 약을 조제 받았다.

약사 B씨는 처방전에 1일 1회 용량이 와파린 5㎎·1tab으로 적혀 있음에도 이와 달리 와파린 2㎎·1tab만을 조제했다.

A씨는 조제 받은 약을 투약하던 중 같은 달 25일 의식을 잃고 쓰러져 제주대학교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급성 우측 중대뇌동맥경색 진단을 받았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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