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호 전복원인은 방향타 고장나서 엔진을 껐고 파도 맞았기 때문

18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 전복사고의 원인은 스크루에 감긴 밧줄 때문에 방향타가 고장 나서 선장이 엔진을 껐고, 이 와중에 파도를 맞았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는 사고 당시 돌고래호 선미 바닥에 있는 방향타 지지대 부분이 밧줄에 의해 떨어져 나가면서 조타기능이 고장 나자 선장 김모(46)씨가 엔진을 멈춘 것으로 추정되며, 이로 인해 배가 동력을 잃어가던 중 파도를 맞아 전복했다고 9일 발표했다.

해경은 또 선체 불법 증축은 없었으며 과부하 등 엔진의 기계적 결함도 확인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이같이 결론 내렸다.

돌고래호 출항 당시 추자도 해상에는 비바람이 강하게 부는 등 기상 상황이 나빴다. 또 사고가 발생한 하추자도 예초리 북쪽 해역은 조류가 강하고 불규칙한 와류도 형성되는 위험한 해역이다.

악천후에 엔진이 꺼져 추진력을 잃으면 표류나 전복 등의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점이다. 한 생존자는 “해상 이동 중 잠들어 있었는데 배의 시동이 꺼지면서 선장이 밖으로 나가라고 했고 이후 배가 뒤집혔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해경은 돌고래호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선체에 대한 수중 감식을 벌인 데 이어 사고 나흘 만인 9월 9일 선체를 인양해 같은달 17∼1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선박안전기술공단· 해난심판원·민간 전문가 등과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돌고래호가 추자도에서 출항할 당시 승선 인원은 애초 해경 발표대로 21명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김씨를 포함한 15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3명은 무사히 구조됐으며 3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돌고해호는 지난 9월5일 저녁 제주시 추자도 신양항에서 출항해 전남 해남 남성항으로 가다가 통신이 끊긴 뒤 6일 오전 6시25분쯤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채 발견됐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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