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새끼들… 이 애비가 이제 너희들 다신 못 보겠다…” 2차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의 최고령자 이석주(98) 할아버지는 꿈에 그리던 아들 동욱(70)씨와 손자 용진씨 앞에서 말을 잇지 못했다. 왼쪽 귀에 보청기를, 입에는 틀니를 끼고 65년 만에 피붙이와 만난 아버지는 잔혹한 세월의 무게 앞에 말없이 눈물만 훔쳤다.
동욱씨가 “조국 통일되면 아버지가 부모 노릇 하셔야죠…”라며 울먹이자 용진씨도 애써 미소를 지었다. 장성한 아들과 손자는 든든했다. 이 할아버지는 곱게 접은 손수건을 눈가에서 떼지 못했다.
1950년 북한군에 징집돼 끌려가던 중 극적으로 탈출해 서울에 내려온 지 65년. 얼마 전 한국 나이로 99세 생일을 맞이한 이 할아버지는 간절한 ‘생일 선물’을 받아든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검은 양복을 똑같이 맞춰 입은 아들과 손자의 눈에도 눈물이 맺혔다.
24일 오후 3시15분(북측 시간 2시45분)부터 금강산호텔에서 ‘단체상봉’이 시작됐다. 남측 조순전(83) 할머니는 남색과 보라색 한복을 곱게 갖춰 입은 북측 여동생 서분(79) 성녀(76) 귀녀(75)씨 앞에서 다시 소녀로 돌아갔다. 조 할머니는 “언제 통일이 될까… 통일이 돼야 같이 살텐데”라며 간절한 소원을 조심스레 고백하더니, “딸이 여섯이야”라며 65년 전 다정했던 언니의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오래된 흑백사진 속 가족들의 젊은 얼굴을 마주하자 끝내 눈물을 터트렸다.
상봉단은 이번 단체상봉에 이어 이날 저녁 환영만찬에서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가슴에 담아둔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다음날엔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단체상봉을 하고,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짧은 만남을 마무리 짓는 작별상봉을 한다. 가족들은 2박3일간 모두 6차례에 걸친 12시간의 상봉을 마친 뒤 헤어지게 된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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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상봉 최고령자 이석주씨 “너희들 다시 못 보는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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