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아오! 게토OO나 패야지”… 강정호 절친 분노의 주먹질

미국 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강정호(28)와 절친한 1루수 션 로드리게스(30)가 더그아웃에서 이온음료를 담은 통에 분노의 주먹질을 퍼부었다. 시카고 컵스와의 벤치클리어링에서 분을 삭이지 못한 듯 과격한 행동으로 화풀이했다.

상황은 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와 컵스의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벌어졌다. 피츠버그가 홈 어드밴티지를 얻고도 0대 4로 뒤진 7회초 무사 1루에서였다. 이닝의 시작과 함께 피츠버그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를 밟은 토니 왓슨(30)은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타석을 밟은 컵스의 선발투수 제이크 아리에타(30)의 몸으로 공을 던졌다.

투구는 아리에타의 허리춤을 강타했다. 빈볼로 의심할 수도 있는 투구였다. 아리에타는 순순히 1루로 걸어나가는 듯 하더니 왓슨을 향해 고함을 지르며 항의했다. 주심이 아리에타를 말리자 두 팀 선수들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벤치클리어링이었다. 단판승부로 패배한 쪽은 올 시즌을 그대로 마감하는 이 경기에서 그라운드로 몰린 두 팀 선수들은 격한 감정을 서로에게 풀었다. 로드리게스도 이들 중 한 명이었다.

로드리게스는 당초 싸움을 말리는 듯 하더니 누군가의 도발에 넘어간 듯 무리 속으로 몸을 비집고 들어가 판을 키웠다. 누군가에게 주먹을 날린 장면도 중계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로드리게스는 벤치클리어링 상황이 끝나고 돌아온 더그아웃에서 이온음료를 담은 통에 권투를 하듯 주먹을 퍼부었다. 왼손으로 잽을 날리고 오른손으로 무게를 실어 훅을 날린 주먹질이었다.

[영상보기] “펀치는 이렇게 원투! 원투!” 션 로드리게스 vs 게토레이


로드리게스가 몇 차례 두드린 이온음료 통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로드리게스는 떨어진 통을 보고 화가 조금은 풀린 듯 화풀이를 멈췄다. 피츠버그는 0대 4로 졌다. 컵스의 선발투수 아리에타에게 9회까지 한 점도 빼앗지 못하고 완봉승을 빼앗겼다. 피츠버그의 올 시즌은 포스트시즌 첫 판에서 끝났다. 로드리게스의 주먹질은 피츠버그의 시즌 마지막 날을 상징하는 장면이 되고 말았다.

야구팬들은 로드리게스의 주먹질 영상을 SNS로 옮겼다. 일부는 폭력적인 행동을 비난했지만 대부분은 웃음을 터뜨렸다. 긴 머리카락과 덥수룩하게 기른 수염으로 성자처럼 보이는 로드리게스의 과격한 행동이 되레 엉뚱한 웃음을 안긴 셈이었다. 야구팬들은 “컵스에는 졌지만 게토레이에 이겼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매니 파퀴아오의 승부보다 박진감 넘쳤다” “강정호의 껌통 폭발에 이은 올해 피츠버그 더그아웃의 명장면”이라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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