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64) 전 국가정보원장의 ‘국정원 선거개입’ 파기환송심에서 검찰과 재판부가 설전(舌戰)을 벌이며 정면으로 충돌했다. 유죄 판결을 이끌어내야 하는 검사가 얼굴을 붉히며 재판부와 마찰을 빚는 건 이례적 상황이다.
2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시철) 심리로 열린 원 전 원장의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재판부가 공판준비기일에서 본안심리를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준비기일에서는 일반적으로 향후 재판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재판 쟁점을 정리하고 절차를 논의한다. 그러나 재판부가 검찰 수사 기록, 증거 여부 등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측에 ‘1문 1답’ 방식으로 준비기일을 진행하자 불만을 터트린 것이다.
검찰은 “‘검사의 기소 입증이 부실한 것 아니냐’고 다른 사람이 느낄 수 있도록 재판이 진행되는 게 당혹스럽다”며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심리를 하고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반면 원 전 원장 측은 “법정에서 이렇게 제대로 심리된 것은 처음”이라며 “1·2심에선 양만 가지고 다투다가 질(質)적인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며 재판부 편을 들었다.
재판부가 국정원 직원의 행위를 하나하나 제시하며 “이 부분에서 원 전 원장을 공범으로 볼 수 있느냐”고 묻자 검찰은 “국정원을 무슨 동네 조폭 같은 조직으로 전제해 답변을 요구하는 건 동의할 수 없다”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확인해야 할 것이 많다. (계속) 갑시다”라며 재판 방식을 고수했다.
원 전 원장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들을에게 정치적인 인터넷 댓글과 트윗 등을 작성하도록 지시하는 등 선거에 개입하고 정치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원 전 원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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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파기환송심 진행 방식 놓고 검찰 재판부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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