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경절 연휴(1~7일) 첫날인 1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본점 9층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며 걸음을 떼기 힘들 정도였다. 특히 설화수, 후 등 인기가 많은 국산 화장품 매장 주변에는 계산을 기다리는 줄이 늘어지며 매장을 벽처럼 둘러싸기도 했다. 상하이에서 온 예링후이(22·여)씨는 “국경절 연휴에 맞춰 어제 친구 3명과 함께 입국했다”며 “한국에 온다고 하니 친구들이 화장품을 사달라고 부탁해 많이 샀다”고 말했다.
이들에게선 지난 6월 한국을 강타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대한 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베이징에서 남편과 함께 온 첸페이(27)씨는 “뉴스에서 보니 메르스 영향은 7·8월에 종료됐다고 해 여행 계획을 9·10월로 세웠다”며 “즐겨 보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인 ‘우리 결혼했어요’에 나왔던 강남과 남이섬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했다.
반면 유커들이 주로 찾는 명동 거리는 가을비 영향인지 다소 한산했다. 명동 거리 중심가에 위치한 의류매장 ‘스파오’ 관계자는 “오전에 잠깐 중국 손님들이 몰리긴 했지만 이후 비가 계속 내리는 바람에 쇼핑몰 같은 실내로 많이 옮겨간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경절 연휴 쇼핑 수요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주말부터는 이곳에도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국경절 연휴 기간 동안 한국을 찾는 유커가 지난해 대비 30% 정도 늘어난 21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경절 연휴와 함께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도 시작돼 백화점 등에는 소비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정부는 이날부터 2주간 이어지는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로 유커 및 내국인 수요를 쌍끌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명칭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소비자의 반응도 적지 않았다.
남편 양복을 사러 롯데백화점 본점을 찾았다는 김현정(43)씨는 “남자 양복의 경우 평소 세일을 많이 하는 품목인데, 상시 할인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며 “차라리 영국에서 박싱데이할 때 해외직구로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만난 김현민(35·여)씨도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해서 왔는데 실망만 했다”며 “블랙 프라이데이가 백화점 정기세일이랑 겹치는데 매번 하는 정기세일과 뭐가 다른지 차이를 못 느끼겠다”고 비판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행사를 하려면 1년 전부터 준비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 행사는 너무 급하게 정부 주도로 일정이 잡혀서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했다”며 “기존에 하는 행사를 확대하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유커 등 외국인들은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행사 자체를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블랙 프라이데이가 성공을 거둘 경우 유커 소비 효과 등으로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은 0.2% 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길 최예슬 기자 hgkim@kmib.co.kr, 온라인 편집= 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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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블랙프라이데이? 차라리 직구합니다”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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