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삼권분립 근간 무너뜨리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긴장관계를 형성한 것과 관련해 1일 박근혜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을 위해 이날 부산을 찾은 문 대표는 축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새누리당 내부에 어떤 권력 투쟁 거기에만 있는 것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과 청와대가 우리 헌법의 삼권분립이라는 근간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둘러싼 당청, 여당내 계파간 대립은) 현장 내부 권력 투쟁이나 밥그릇 싸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회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이라 생각한다"며 "대통령은 국회를 지배하거나 통제하려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행정부의 수반이라는 대통령직 본연의 역할 임무에 좀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새누리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내놨다. 그는 "새누리당도 청와대 또는 대통령의 눈치를 보면서 그 한마디에 좌우될 것이 아니라 의회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그런 국회의원으로서 제대로 된 인식을 갖춰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 대표간) 대통령과 청와대 한 마디에 의해 번복이 되고 표류한다면 앞으로 여야가 어떻게 신뢰를 가지고 또 마주 앉아 대화를 할 수 있겠냐"고 밝혔다.

문 대표는 김한길 새정치연합 전 대표의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한 제언'에 대해서는 "공천 혁신이 전부는 아니고 그보다 더 중요한 혁신이 우리당 단합이고 통합인 만큼 그 방향으로도 더 많은 노력 기울여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노력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앞서 김 전 대표는 SNS를 통해 "당 지도부가 내세운 혁신위의 결론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구하지 못했고, 오히려 당내 분열과 분란을 조장하고 말았다"며 "당의 동지들을 편가르기와 찍어내기로 배척하는데 그치지 않고, 당밖 야권 인사들의 재입당을 불허해야 한다면서 야권의 통합을 가로막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한편 문 대표는 내년 총선 부산 출마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당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된다면 저는 어떤 지역에서 어떤 상대와 대결하는 것도 피하지 않겠다는 말씀 다시 한 번 드린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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