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농사 가장 방해한 자연재해는 '가뭄'

올 한 해 농민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준 자연재해는 가뭄이었다.

수확 시기인 추석을 맞아 28일 NH농협손해보험이 올해 농작물재해보험을 통해 접수된 사고 현황을 집계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달 23일까지 접수된 가뭄(한해) 피해는 2300여 건으로 지난해의 400여 건보다 6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봄부터 6월까지 이어진 극심한 가뭄은 인천과 강원도, 전라도 등 중·남부 지역의 작물에 큰 피해를 입혔다. 가뭄 피해는 벼에 집중돼, 대다수인 2000여 건이 벼 작물에서 접수됐다.

올해 극심한 가뭄은 인천·강원·전남 등에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혔는데 특히 강화도를 포함한 인천 지역에서 931건이 접수돼 전체의 약 46%를 차지했다.

이밖에 지난해에는 태풍과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2만5000여 건이었지만 올해는 9월까지 1만8000여 건으로 다소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추가로 태풍이 발생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긴장을 늦출 수는 없는 상태다

우박으로 인한 피해는 지난해 1만2000여건에서 올해 2100여건으로 현저히 줄었다. 반면 봄 동상해 피해는 지난해 2200여 건에서 올해 5400여 건으로 늘었다. 4∼5월 경북과 경기 지역의 사과·배 등에 피해가 집중됐다.

축산 농가들은 폭염 피해가 컸다. 지난해 농협손보에 접수된 가축재해보험 폭염 피해 접수는 283건이었지만, 올해는 832건으로 크게 늘었다. 폭염으로 폐사된 가축 수도 지난해 91만1000여 마리에서 올해 232만5000여 마리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도 각종 자연재해의 영향을 받은 농가는 많지만 보험을 통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여지는 늘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작물재해보험의 가입자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22일까지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농가는 10만4000여가구로, 지난해(8만9000여가구)보다 17.8% 늘었다. 가입 면적으로 따지면 약 17만7000㏊로 지난해(13만4000㏊)보다 32% 늘어났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벼 작물의 가입이 농가 수 기준으로 70.9%, 가입 면적 기준으로 54% 증가했다.

농협손보는 올해부터 농작물재해보험에 자기부담비율 10%형과 15%형 상품을 도입해 적은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까지는 20%형 이상만 가입할 수 있었다. 자기부담비율은 보험금을 산정할 때 농가가 부담하는 비율로 피해액이 자기부담비율 미만일 경우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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