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속도감 있는 액션 스릴러 ‘끝까지 간다’에서 독특한 캐릭터를 선보인 배우 이선균이 ‘성난 변호사’로 다시 영화 팬들을 만납니다. 자타공인 대한민국 짜증 연기의 1인자인 그가 이번에는 변호사 역에 첫 도전했습니다. 시종일관 “이기는 게 정의”라고 외치며 돈 냄새가 나는 사건만 수임하는 속물 변호사 변호성 역을 맡았죠.
‘성난 변호사’ 속 3년차 검사 진선민 역을 맡은 김고은은 극 중 이선균의 후배로 등장합니다. 공교롭게도 이 영화를 연출한 허종호 감독과 이선균, 김고은은 모두 한국예술종합학교 선후배 사이입니다. 지난 24일 열린 ‘성난 변호사’ 언론배급시사회 현장에서 세 동문들 간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선균은 “감독과 배우 간의 관계라 촬영장에서 동문이라고 특별했던 것은 없다”면서 “(동문끼리)같이 하면 학교 전체가 욕을 먹을 수도 있다”고 영화를 찍을 때 느꼈던 부담감을 솔직히 털어놨습니다. 그러나 회장에서는 내내 기분 좋은 농담들이 오고갔습니다. 김고은이 “같은 학교라는 게 이름만 같지 무려 15학번 가량 차이 난다”며 “세대가 다르다”고 말하자 폭소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에 이선균은 특유의 장난스런 웃음을 지으며 “이 중에선 (김)고은이가 제일 핫하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죠.
허 감독과 절친한 사이이기도 한 이선균은 “보통 영화를 찍을 때는 감독과 배우 간의 거리를 좁히는 시간이 필요한데 이미 잘 아는 사이기 때문에 그런 시간이 필요 없는 것이 좋았다”며 친구와 촬영 현장에서 호흡을 맞췄을 때의 장점을 꼽았습니다. 편하고 솔직하게 의견을 제시할 수 도 있었고, 서로 도움을 주려 더욱 노력했었다는데요. 단점이 있다면 서로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할 때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촬영 후 이어진 술자리에서 흉금을 털어 놓다가 서로 상처를 준적도 있다는 군요.
또 이선균은 과거 허 감독과 작품을 하려다가 무산된 적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그가 ‘성난 변호사’ 출연을 결심한 데는 허 감독과 함께 촬영하며 추억을 만들어 보고 싶었던 마음도 컸다네요. 허 감독 역시 이선균을 오랜 시간 지켜보면서 발견한 여러 모습들이 ‘성난 변호사’의 주인공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캐스팅 동기를 전했습니다. 이 영화는 이선균에게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을 안긴 ‘끝까지 간다’ 직후의 영화인지라 서로 다소 조심스러워질 수 있었을 텐데요. 허 감독은 이선균에게 “우리 영화엔 조진웅이 없다”며 “네가 다 알아서 해야 한다”고 농담반 진담반의 당부를 했다고 합니다.
이 같은 환경이 이선균의 적극적인 캐릭터 분석과 의견 제시에 도움을 줬을 듯합니다. 그는 법정에서 말끔한 수트 아래 운동화가 신는 것으로 자칫 심심해질 수 있는 변호성이란 인물에 위트를 더했습니다. 브리프케이스가 아닌 백팩을 메고 다니는 것도 이선균의 아이디어였다네요. 선배들의 합이 이처럼 잘 맞으니, 후배 김고은 역시 첫 검사 역할 도전이 조금 더 수월했을 것 같습니다. 그는 “시나리오에 없는 부분은 (이선균)선배님과의 많은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았다”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꼭 동문이라서 이런 훈훈함이 조성된 것만은 아니겠지만, 현장이 보다 편안한 분위기였던 것만은 확실한 듯하네요. 한예종 선후배들의 의기투합이 흥행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라효진 기자 surpl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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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성난 변호사’, 한예종 동문들의 의기투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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