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안보가 충분히 회복되는 대로 나는 이승만 대통령과 그의 각료, 국회 지도부, 유엔 한국위원단이 서울에 입성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9월 23일 더글러스 맥아더 미 극동사령관은 미 합동참모본부에 보낸 전문에 이렇게 썼다.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해 전세를 역전시킨 맥아더 사령관이 서울 탈환작전을 지휘하고 있을 때였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는 맥아더 사령관이 이 전문을 미 합참에 타전한지 정확히 65년이 지난 23일 이를 연합뉴스를 통해 공개했다.
전문에서 맥아더 사령관은 “한국 정부의 서울 입성은 정부의 재편이나 변화와는 아무 상관이 없으며, 기존 정부의 헌법적 지위를 복원시킴으로써 법적 절차를 재가동하고 적으로부터 탈환한 지역에 법과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탈환작전을 마무리하는 즉시 서울의 통치권을 이승만 정부에 넘기겠다는 것이다.
남보람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은 “사료를 보면 당시 미 합참은 서울 수복 직후 미 8군이 군정을 하는 방안을 추진했다”며 “이승만 정부가 통치권을 행사하게 된 데는 맥아더 사령관의 의지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라고 해석했다.
이번에 공개된 맥아더 사령관의 전문도 서울에서 미 8군의 군정을 실시하라는 미 합참의 지시에 맥아더 사령관이 반대 의견을 밝힌 답전이라는 것이 남 연구원의 설명이다.
점령지의 질서를 회복하는 데는 외국군의 군정보다는 현지 민간정부의 통치가 훨씬 바람직하고 효과적이라는 맥아더 사령관의 정치철학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맥아더 사령관은 또 “현존하는 정부(이승만 정부)는 한 번도 기능을 멈춘 적이 없다”며 이승만 정부가 유엔과 미국으로부터 정통성을 인정받은 유일한 정부라는 점도 상기시켰다.
이는 맥아더 사령관의 이승만 정부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남정옥 군사편찬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맥아더 사령관이 당시 한국 정부에 대해 보인 태도는 이승만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친분과도 무관하지 않다”며 “이 대통령은 맥아더 사령관을 미국의 ‘믿을 수 있는 친구’로, 맥아더 사령관은 이 대통령을 동양의 ‘뛰어난 지도자’로 여겼다”고 설명했다.
서울을 완전히 수복한 맥아더 사령관은 9월 29일 중앙청에서 거행한 역사적인 환도식(還都式)에 이승만 대통령과 함께 입장했다.
이 자리에서 맥아더 사령관은 “유엔군을 대표해 이승만 대통령에게 원래의 자리를 돌려줄 수 있게 돼 기쁘기 그지없다”며 “자비로운 신께서 이 대통령과 모든 공직자들에게 관용과 정의로 만난(萬難)을 헤쳐 나갈 지혜와 힘을 주시길 기원한다”고 연설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맥아더 사령관은 연설 말미에 주기도문을 낭송하기도 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유엔군 장병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표시했으며 맥아더 사령관에게는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했다.
군사편찬연구소는 이번에 맥아더 사령관의 전문과 함께 환도식 장면을 담은 흑백 사진들도 공개했다. 이들 사진은 남보람 연구원이 2013년 미국 버지니아 군사학교에 있는 마셜도서관에서 입수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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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맥아더 전문 “서울 수복하면 군정 없이 바로 이승만에 넘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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