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화제 ] ‘디즈니 블루’ 꿈꾸는 중국

중국 정부가 ‘열병식 블루’에 이어 ‘디즈니 블루’를 만든다. 내년 봄 상하이 디즈니랜드 개장을 앞두고 대기 오염으로 인한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해 디즈니랜드 예정지 인근의 공장 150곳을 폐쇄하거나 이전하기로 결정한 것.

10일 중국 명경신문망과 미국 경제매체 쿼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자국에 개장하는 첫 디즈니랜드인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잿빛 하늘로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해 최근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중국 당국이 디즈니랜드를 직접 언급하며 이 같은 폐쇄·이전 방침을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이미 해당 공장들에는 가동 중단 명령이 내려져 내년 말까지 폐쇄되거나 이전될 것으로 전해졌다. 주로 심한 오염을 유발하거나 사고 위험성이 높은 섬유, 화학, 철강 업종의 공장들이 대상이 됐다고 쿼츠는 전했다.

중국에서 대기오염은 두고두고 ‘골칫거리’였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지난 3일 개최된 전승절 열병식 등 굵직굵직한 대외 이벤트를 앞두고 공장 가동을 중단시키거나 인공강우를 기획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열병식 당일에도 맑고 푸른 날씨를 선보이기 위해 상당수 공장들의 가동을 중단시켜 ‘열병식 블루’라는 말이 나왔다. 지난달 말 발생한 톈진항 연쇄폭발 사고 때도 중국 정부는 전국적으로 오염 물질 배출 기업을 폐쇄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다.

상하이 디즈니 부근 공장 폐쇄·이전 방침은 ‘디즈니 블루’를 만들어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려는 경영 전략인 동시에 산업 구조 조정을 통한 환경 보호 대책의 일환이라고 명경신문망은 전했다. 상하이시 당국은 환경오염 위험이 높은 지역의 기업 약 350개사를 폐쇄하기로 했으며 이런 조치는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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