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누나38] 총 든 인질범 맨몸 맞선 노숙자의 죽음 뭉클 (영상)

교회누나의 천국 이야기 서른여덟 번째 이야기

노숙자하면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거리에서 잠을 자고 지저분한 행색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겁니다. 그런데 브라질의 한 노숙자가 낯모르는 사람을 구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 어려운 노숙자에게 배려라곤 없을 거라고 생각한 저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졌습니다.

브라질 노숙자 인질 구출 영상은 5일 영상 포털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왔습니다. 영상은 10일 오후 4시 현재 217만여 재생됐습니다.

인질극 속으로 뛰어들어 여성을 구하고 숨진 브라질 노숙자 영상 보러가기



브라질 관광명소 상파울루 성당 앞에서 벌어진 인질극이라고 합니다. 영상은 인질범이 한손으론 여성의 목을 걸고 다른 한 손엔 총을 잡은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남성은 여성을 죽일 듯 위협했고 바닥에 넘어뜨렸습니다.

영상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 노숙자 남성이 이 인질극으로 뛰어듭니다. 나중에 알려진 그의 이름은 61세 프란시스코. 노숙자는 인질극을 벌이는 남성에게 달려들어 남성을 쓰러뜨렸고 여성은 이 틈을 타 도망갔습니다. 프란시스코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인질범을 구석에 몰아넣었습니다. 인질범이 바닥에 앉아 어느 정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자 프란시스코는 자리를 떴습니다.

그러나 인질범의 총인지 경찰의 총인지를 맞은 프란시스코는 이내 성당 벽으로 쓰러졌습니다. 이후 십여 명의 경찰이 총을 들고 현장으로 달려왔지만 프란시스코는 이미 죽고 난 뒤였습니다.

영상은 삽시간으로 인터넷으로 퍼졌습니다. 그리고 프란시스코는 브라질의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노숙자의 숭고한 죽음에 세계 네티즌은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 영상에는 댓글 670여개가 올라왔는데요. 대부분 노숙자 프란시스코를 위한 기도였습니다.

“천국에선 부디 행복 하세요.”

“하나님 곁에서 편안히 잠드소서.”

“팍팍했던 이곳의 삶 모든 내려놓고 천국에선 모든 걸 다 누리고 사세요.”

한 네티즌은 “삶 전부를 모르는 이를 위해 희생했네요. 기도를 잘 안하지만 이번은 그를 위해 기도 하고 싶습니다”라는 댓글을 남겨 많은 공감을 받았습니다.

노숙인의 숭고한 죽음에서 우리를 살리기 위해 기꺼이 이 땅에 오셔서 죽으신 예수님 그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노숙자 프란시스코가 천국에서 영면하길 기도합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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