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정보통신(IT)과 벤처기업 중심지인 미국 실리콘 밸리에는 91세 디자이너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디자인 컨설턴트사인 아이디오(IDEO)의 바바라 베스킨드 고문이 그 주인공이다. 아흔이 넘어서도 꿈을 살려 일하고 있는 바바라의 이야기를 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이 조명했다.
그녀의 삶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바바라는 대공황으로 인한 아버지의 실직으로 가난한 유년을 보냈다. 장난감이 없어 폐타이어 2개만 갖고 놀았지만 바바라는 타이어에서 넘어지며 중력을 배웠다고 회고했다. 10세 때부터 발명가의 꿈을 꿨지만 학교 선생님은 “여자는 공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조언해 바바라는 공대 대신 가정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대학 졸업 후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바바라가 시라쿠사대학교를 졸업한 1945년 미 육군이 신체적·정신적 상해를 입은 참전용사들의 치료나 재활을 돕는 작업치료사를 모집했다. 바바라는 교육을 이수하고 육군에서 작업치료사로 복무하며 전쟁에서 팔다리를 잃은 참전용사들을 위한 의족, 의수 등의 제조에 두각을 드러냈다. 특히 부상자 개개인에 맞는 도구를 설계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1966년 바바라는 42세 나이로 육군에서 퇴직해 학습장애 어린이들을 위한 작업치료사 사업을 시작했다. 학습장애 어린이들을 이끌고 특허를 내는 등 사업은 그럭저럭 번창했고 10년 뒤에는 심리치료사인 남편을 만났다.
그러나 1984년 뉴저지주에서 버몬트주로 이주하면서 바바라는 사업을 그만뒀다. 버몬트에서는 학교 상담사, 작가 등으로 일했지만 오래 일하지는 못했다. 60대 이후 학교 미술강사로 지내던 그녀는 2년 전 우연히 TV에서 “다양한 출신의 인재를 존중하며 적극 수용하겠다”는 IDEO의 설립자 데이비드 켈리의 인터뷰를 봤다.
발명가를 꿈꾸던 89세 바바라는 시력 감퇴로 컴퓨터를 쓸 수 없음에도 손으로 편지를 써서 부쳤고 일주일 만에 답장이 왔다. 마침 IDEO는 노인에게 필요한 도구의 디자인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던 참이었고 그녀를 채용했다.
그녀는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면 팰로 앨토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IDEO 사무실로 출근해 고객들을 만난다. 마침 그녀를 기다리던 한 노신사가 청각이 안 좋아졌다며 자신이 사용하는 보행기에 후방을 볼 수 있는 거울을 설치해줄 수 있겠냐고 의뢰했다.
바바라는 “젊은이들은 노인의 입장이나 노인의 감각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필요한 노인 입장에 최대한 근접할 수 있는 게 내 즐거움”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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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앞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답니다” 91세 의료기기 디자이너로 일하는 바바라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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