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누나37] ‘딸 찾는다’ 말 듣고 6시간 사진 든 노숙인 뭉클 (영상)

교회누나의 천국 이야기 서른일곱 번째 이야기

걸어가는데 누군가 딸을 잃어버렸다며 전단지를 준다면 독자님들은 어쩌겠습니까. 저도 예전에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전단지를 받아 들고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어떤 도움을 주지 못하고 제 갈 길을 갔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한 노숙인이 아빠의 비슷한 부탁에 수 시간동안 자발적으로 전단지를 들고 있었던 영상이 올라와 큰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노숙인이 베푼 크나큰 선행은 참 뭉클합니다. 다시 이런 상황이 오면 저도 그럴 수 있을까요.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상이었습니다.

‘노숙인의 놀라운 행동을 담은 실험영상’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지난 5월8일 영상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왔습니다. 4일 오후 10시30분 현재 349만7000여회 재생됐고 올라온 지 4개월이 지난 지금 이 시간에도 “감동적이다”며 댓글이 달리고 있습니다.

딸을 찾고 있다는 어떤 남성의 말에 5시간 넘게 손푯말을 든 노숙인 영상 보러가기



영상은 일종의 몰래카메라입니다. 한 남성이 노숙인에게 말을 거는 장면에서 영상은 시작됩니다.

“혹시 이 근처에서 이렇게 생긴 여자 아이 보신 적 있으세요. 제가 이틀 전에 딸을 잃어버렸습니다.”

망연자실한 모습의 남성은 연기자였습니다. 그러나 이를 알리 없는 노숙인은 비슷한 여자애를 보면 연락하겠다며 남성에게 아이 사진을 달라고 말합니다.

남성은 꼭 전화해달다며 얼마간의 현금을 주고 갔습니다.

이후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노숙인은 구걸하기 위해 만든 골판지를 바닥에 내려놓고 그 아빠가 준 종이를 들었습니다. 아이의 얼굴이 담긴 것이었지요. 저녁 5시부터 10시30분까지 시간은 흘러갑니다. 그러나 노숙인은 한 자리에 목석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주위는 어두컴컴해졌지만 노숙인의 선행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남성은 늦은 저녁 노숙인을 찾아가 “지금껏 딸 사진을 들고 있었냐”며 놀라워했습니다. 그러곤 ‘사실 딸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었다, 이것은 실험영상’이라고 털어놓습니다. 사과도 물론 했고요.

그리고 노숙인에게 감사하다며 200달러를 줍니다.

노숙인은 “이런 걸 바라고 한건 아니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둘은 서로 얼싸 안았습니다.

영상을 보면서 문득 ‘바쁘다’ ‘할 수 없다’며 주위 사람들의 어려움을 그동안 외면한 건 아니었는지 반성이 되더군요. 하루를 빌어먹어야 하는 노숙인에게 구걸보다 중요한 게 있었을까요. 그는 그런데도 그걸 포기했습니다.

당장 먹을 걸 걱정해야하는 것도 아닌데, 저는 무엇에 쫓겨 제 갈 길만 바라만 봤던 걸까요.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당연하지만 지키기 어려운 그 말씀을 다시금 새겨보아야 할 때 인 것 같습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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