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꼬마 주검 사진으로 지구촌 울린 사진기자 “절규 들리게…”

전세계를 충격과 슬픔으로 몰아넣은 시리아 세살배기 난민 아일란 쿠르디 사진을 찍은 터키 사진기자는 그 순간 겁에 질렸지만 세상에 비극을 알리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눌러야만 했다고 밝혔다.

터키 주요 민영뉴스통신사인 도안통신의 닐류페르 데미르(29) 사진기자는 4일(현지시간) 도안통신에 “에일란 쿠르디를 본 순간 겁에 질렸다”며 “시신이 유아들이라는 걸 알고 충격을 받고 슬펐지만 이 비극이 들리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고 말했다.

터키 남부 휴양지인 보드룸에 주재하는 데미르 기자는 지난 2일 오전 6시쯤 파키스탄 난민들이 그리스 섬들로 가려는 장면을 취재하다 에일란 가족의 비극을 카메라에 담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3살 된 에일란 쿠르디는 죽은 것처럼 보이는 얼굴을 모래사장에 대고 엎드려 있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의 절규를 세상에 들리게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에일란의 시신을 찍고 나서 형 갈립(5)도 근처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갈립은 동생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누워 있었다. 갈립에게 다가갔을 때 그 아이는 구명조끼나 튜브 등 바다에 떠있을 수 있는 장비는 전혀 없는 것을 봤다”며 “그 장면은 사고가 얼마나 극적이었는지 보여줬다”고 말했다.

데미르 기자는 그의 사진이 세계적으로 주목한 것에 소감을 묻자 “2003년부터 이 지역에서 수많은 난민 사고를 목격하고 촬영했다. 그들의 죽음과 그들의 비극…오늘부터 바뀌기를 바란다. 이런 상황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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