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촌철살인’의 대가인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일부 인터넷상의 ‘전쟁불사론’에 대해 남긴 트윗입니다. 남북한의 극적 타결로 이제 한숨은 돌렸지만 며칠 동안 우리 인터넷을 휩쓴 전쟁불사론은 걱정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25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전우용씨는 지난 22일 트위터에서 전쟁불사론을 펼치는 일부 네티즌들을 향해 몇마디 트윗을 남겼습니다.
그는 현실을 견디기 어려워 전쟁불사론을 말하는 네티즌들이 있지만 전쟁으로 현실의 모순이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차라리 전쟁이라도 나서 뒤집어졌으면 좋겠다’는 댓글이 자주 눈에 띕니다. 그만큼 현실을 견디기 어렵단 뜻이겠죠. 하지만 전쟁은 현실의 모순을 극대화할 뿐 결코 뒤집지 않습니다. 현실이 뒤집어지는 경우는 전쟁이 패전으로 끝난 때입니다.”
전우용씨는 아울러 전시 상황에서 갑을 관계 또한 극대치가 돼 생사를 가르게 된다고 적었습니다.
“평시의 ‘갑을 관계’가 전시에는 ‘생사 관계’가 됩니다. 갑은 살고 을은 죽는 게 전쟁입니다. 6·25 전쟁 중에도 ‘슈퍼갑’이 망하거나 그들의 자식이 전사한 사례는 없었습니다. 전쟁으로 을의 처지가 바뀌길 바라는 건 망상일 뿐입니다.”

정말 슬픈 현실입니다. 민초들은 애국심에 불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하지만 정작 가진 자들이 목숨을 바치는 사례가 없으니 말입니다. 전우용씨는 미국 중국의 지도자 자녀들은 전장에 나서 목숨을 바쳤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상황을 적었습니다.

“6·25 중 미8군 사령관 밴플리트의 아들, 중국 최고 지도자 모택동의 아들 등이 전사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장관, 장군, 재벌 자식 중에 전사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한강다리 폭파하고 혼자 도망간 이승만이 그들의 지도자이자 롤모델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노블리제 오블리주의 사례를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꼬집은 것입니다. 전우용씨는 마지막으로 “희생을 전담하는 ‘누군가’가 돈도 빽도 없는 사람들로 이미 정해져 있는 국가는 결코 정의로운 국가일 수 없다”고 썼습니다.
네티즌들은 전우용씨의 글을 수십차례 리트윗하고 관심글로 지정하며 호응했습니다. 유명 커뮤니티에서는 글이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네티즌들은 “무책임한 전쟁불사론 보다 리더십 실종이 우리의 가장 큰 걱정”이라며 한탄했습니다.
이 세상 최고의 리더십은 ‘나를 따르라’라고들 합니다.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귀감이 되는 우리의 지도층을 보고 싶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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