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 하도급 대금 처리에 평균 270일… “세월아 네월아”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 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중소기업들의 구제 신청에 ‘늑장 대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정우택(청주 상당) 국회 정무위원장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공정거래위원회 전국 5개 사무소의 하도급 사건 처리 기간은 평균 270일이다.

공정거래위는 하도급 사건이 접수되면 조사관 조사 후 작성된 심사보고서를 전체회의에 회부, 의결한다. 이 결과가 신고인과 피신고인에게 통지되면 사건이 마무리된다.

지방사무소별 평균 소요 기간을 보면 서울사무소 제조하도급과와 건설하도급과는 각 298일과 192일, 대전 231일, 대구 287일, 부산 301일, 광주 339일이다.

5개 사무소가 사건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고 접수 후 1년이 넘게 지나 경고 또는 종결로 처리한 것이 최근 5년간 100건에 달한다.

일례로 2008년 1월 접수된 하도급 대금 미지급 사건은 2010년 11월 경고 조치로 끝났다. 접수 후 1037일째 만이다. 2012년 12월 접수된 사건도 810일이 지난 올해 3월 사실관계 확인 곤란으로 종결 처리됐다.

정 위원장은 “하도급 대금을 받지 못해 부도로 내몰리는 중소기업은 대기업과의 거래 단절을 각오하고 신고하는데, 공정거래위는 접수에서 의결서 송부까지 무려 9개월이나 걸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사건 처리가 지연될수록 피신고인에게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정거래위가 대기업 봐주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