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 여성 ‘멘탈 갑’…자수권유에 동행까지 감탄 봇물

특수강간범 김선용(33)이 자수를 하게 된 계기가 추가 범행의 피해 여성의 설득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곳곳에서 감탄사가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해당 여성에 대해 ‘멘탈 갑’이라며 대한 찬사를 보냈다.

11일 대전 둔산경찰서에 따르면 김선용은 전날 오전 9시30분쯤 대전 대덕구의 한 상점에 침입해 여주인을 성폭한 뒤 9시간여 동안 피해 여성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김선용은 범행 직후 피해 여성이 적극적으로 자수할 것을 권유했으며 그는 속죄하는 의미로 자수를 결정했다고 진술했다. 피해 여성은 김선용과 경찰서까지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용의 도주 동기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도주할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며 수갑을 풀고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던 중에 순간적으로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껴 도주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이항렬 대전 둔산경찰서 형사과장은 이날 발표한 중간 수사 결과에서 “추가범행을 한 연후 피해자와 장시간 함께 있으면서 대화를 통해 자신의 현재 심정이 상당히 불편하고 괴롭다는 심경을 토로를 했다” 며 “피해자가 자수를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권유해 경찰에 자수의사를 밝혀왔고 피해자와 함께 저희 경찰에 방문해 자수한 것” 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선용은 지난 9일 오후 2시17분쯤 대전의 한 병원 7층에서 이명(귀울림) 증상으로 치료를 받던 중 치료감호소 직원을 따돌리고 달아났다. 그는 2010년 6월 3차례에 걸쳐 여성을 흉기로 위협하고 성폭행한 혐의(성폭력처벌법 위반)로 징역 15년 및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치료감호 집행 중이었다.

도주 후 하루 밤을 지낸 김선용은 10일 오후 5시52분쯤 둔산경찰서 당직실에 전화를 걸어 자수의사를 밝힌 뒤 한 시간여 후인 오후 6시55분쯤 택시를 타고 둔산경찰서에 찾아와 자수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곳곳에선 피해 여성의 용기에 대해 감탄과 우려가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피해자 분의 멘탈이 대단하다”며 “자수하라고 동행까지 해주다니”라고 감탄했다. 다른 네티즌도 “피해를 입은 직후 피의자를 설득하기까지 하다니”라며 감탄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한 네티즌은 “피해자 분 강한 척 해도 후유증이 클 것”이라며 “무능한 경찰 탓에 피해를 당한 여성분은 경찰에 피해보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찰과 감호소 직원을 징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쏟아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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