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300년 영유권분쟁 지브롤터로 스페인과 또 갈등

영국이 스페인 남단의 영국령 지브롤터 앞바다에 스페인 선박이 진입하자 발끈했다.

BBC방송에 따르면 휴고 스와이어 영국 외무부 부장관은 스페인 선박이 9일(현지시간) 영국령 지브롤터 해역에 통보 없이 반복해 진입했다면서 이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스페인 선박들이 범죄에 연루된 배를 쫓고 있었던 것은 알지만 통보 없이 영국의 영해에 들어오는 것은 국제법상 불법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지브롤터 해역으로의 반복적 침범은 다른 유럽연합(EU) 국가의 영국 주권 침해가 명백하다”면서 “스페인 정부에 긴급하게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페인 경찰은 당시 지브롤터 앞바다에서 선박과 헬기를 동원해 마약밀수가 의심되는 고무보트를 추적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밀수꾼들이 보트 옆으로 마약으로 추정되는 짐더미를 버리는 상황이었다고 BBC는 설명했다.

지브롤터 자치정부도 스페인 선박의 침범에 놀랐다면서 스페인이 위험하게 허세를 부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파비앙 피카르도 지브롤터 자치정부 수석장관은 “스페인 당국이 영국령으로 가는 범죄자를 추적할 때 우리 쪽에 협조를 요청했어야 한다”면서 “스페인 경찰의 심각하고도 불필요한 실수”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스페인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스페인 외무부의 한 당국자는 “거기는 스페인 바다”라며 “스페인 바다에서 스페인 선박이 담배 밀수나 불법조업 등 위법행위 적발을 위해 순찰을 벌인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과거에도 스페인 선박의 지브롤터 앞바다 진입으로 양국이 충돌했다. 영국 정부는 2013년 4월 스페인 선박이 침범했다며 스페인 대사를 소환했고 같은 해 2월에도 스페인 군함이 다가와 영국 해군의 훈련을 방해했다며 공식 항의했다.

영국은 1713년 위트레흐트 조약으로 지브롤터를 양도받은 후 300년 동안 스페인의 반환요구를 거부해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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