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의 난’으로 일컬어지는 롯데그룹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2일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측을 통해 방송에 공개된 영상에서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용서할 수도 없다”고 밝혔으나, 이후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밝혔다.
신동빈 회장이 대세를 장악해가는 최근 추세로 볼 때 신 총괄회장이 직접 나서서 열세인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법도 하지만, 신 총괄회장은 침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신 총괄회장의 건강 이상설이 다시 불거진다. 신 총괄회장이 어느 정도의 의사 표현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상황 대응 능력이 많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롯데그룹 안팎에서 나온다.
94세라는 고령에도 경영권을 놓지 않은 신 총괄회장은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한 차례 계열사 임원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상은 그와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신 총괄회장에게 업무보고를 한 임원들로부터 “신 총괄회장이 과연 보고 내용을 100% 이해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신 총괄회장의 경영적 판단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한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입국해 지난 7일까지 국내에 머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업무보고 자리에 배석한 가운데 신 총괄회장이 신 전 부회장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고 ‘누구냐’고 여러 차례 물어봤다는 이야기까지 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이런 침묵 탓에 부자(父子) 간 전면전 양상으로 확대되는듯했던 분쟁이 다시 형제 갈등 구도로 모이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법적 대응’을 거론하며 반격을 예고한 만큼 신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의를 얻어 무효 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건강이상설 때문에 신 총괄회장의 ‘진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신동주·동빈 형제 간의 해석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일본행을 기회 삼아 신동빈 회장이 신 총괄회장을 찾아가 설득을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버지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는 과정과 자식 된 도리를 저버렸다는 비난 여론의 부담이 있는 신동빈 회장이 신 총괄회장을 찾아가 화해의 제스처를 보여줄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동민 기자 nik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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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왕자의 난’, 아버지 신격호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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