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탈레반 최고지도자 오마르 사망"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물라 무함마드 오마르(55)가 숨졌다고 영국 BBC 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아프간 정부 및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오마르가 2~3년 전에 숨졌다고 전하면서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독일 dpa통신은 아프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오마르가 2년 전 파키스탄에서 병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아프간 정부 관리가 오마르 사망설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곧 성명을 낼 예정이라고 BBC에 밝혔다.
오마르가 숨졌다는 보도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나온 적이 있지만, 아프간 정부 고위 관계자가 그의 사망 사실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오마르가 이끈 탈레반은 소련의 아프간 철수 이후 다른 무장단체들을 물리치고 아프간 최고의 무장단체가 됐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오마르가 알카에다 지도자인 빈 라덴과 협력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2001년 아프간을 침공하기도 했다. 오마르는 당시부터 서방의 시야에서 사라졌으며 미국은 그에 대해 10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탈레반은 최근까지도 그의 명의로 성명을 발표해오는 등 자신들이 지도자가 여전히 오마르라고 주장해왔다.
아프간 칸다하르 지방에서 태어난 오마르는 1980년대 소련이 아프간을 점령했을 때 소련군을 대상으로 독립투쟁을 벌여왔다. 그 과정에서 파편을 맞아 오른쪽 눈을 다치기도 했다. 1996년에 아프간의 최고지도자로 부상했다. 탈레반은 올초에 발행한 그에 대한 자서전에서 “오마르는 자기 소유의 집도 없고, 외국 은행에 숨겨둔 돈도 없다”면서 “유머 감각도 풍부하다”고 소개한 바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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