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부족’ 구속영장 신청 두번이나 반려, 대구 40대 여성 결국 피살

대구 서구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피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사건 발생 전 피해 여성과 평소 잘 알고 지냈던 유력 용의자에 대해 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려고 했지만 ‘증거 부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대구 서구 한 골목길에서 살해된 A씨(49·여)는 지난달 초 이미 이번 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B씨(43)에게 협박, 폭행을 당하는 등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며 경찰서를 찾아와 상담을 받았다. 이후 경찰은 지난 9일 협박, 폭행 이외에 다른 혐의도 추가해 검찰에 B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진술이 상반되고 증거가 부족하다며 수사 보강을 지시했다. 이에 경찰은 B씨를 비롯해 B씨가 A씨에게 보낸 협박성 휴대전화 문자 등을 조사하는 등 보강수사를 했고 지난 21일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다시 증거 부족을 이유로 불구속 상태로 보강수사하라고 지휘했다. 이와 함께 B씨가 스토킹 성향이 강하다며 피해자 신변보호 조치를 경찰에 지시했다.

경찰은 이에 A씨에게 몇 차례 안심귀가 동행서비스를 제공하기는 했지만 A씨가 살해당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경찰이 한 달여 동안 가해자의 혐의 입증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스토킹 등 원한에 의한 범죄(살인 등) 가능성을 미리 예측해 피해자 보호에 더 집중했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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