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학생 집단 시신 발굴 장소서 또 120구 발견…학생은 아닌 듯

지난해 9월 갱단에 집단 피살된 멕시코 대학생 43명의 시신을 발굴하는 장소에서 또다른 시신만 120여 구가 발견됐다.

27일(현지시간) 현지언론과 A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연방검찰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게레로 주 이괄라 시 인근 야산에서 시신 발굴 작업을 벌인 결과 집단 무덤에서 남성 112구와 여성 20구, 성별을 알 수 없는 시신 7구를 각각 찾아냈다.

그러나 이들 시신은 앞서 발견된 학생들과 다르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발견된 시신은 게레로 주 일대에서 마약 밀매에 따른 이권 다툼과 갱단 간의 세력 경쟁 과정에서 피살된 조직원 등이 무분별하게 파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검찰은 게레로 아요치나파 교육대 소속인 학생들은 이괄라 시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진압 경찰에게 붙잡혀 지역의 갱단에 넘겨졌고, 경쟁 조직의 하수인으로 오인한 지역의 한 갱단은 이들 모두를 살해한 뒤 시신을 불태워 유해를 강물에 던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검찰은 시신이 불태워진 곳에서 일부 유해를 수습해 외국 전문 기관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한 결과, 43명 중 단 1명의 신원을 확인했을 뿐 나머지 학생의 신원은 밝히지 못했다.

가족들은 학생들이 모두 피살됐다는 수사당국의 발표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휴일인 26일 수도 멕시코시티 시내에서는 가족과 교육대 동료 학생들이 피해자들의 구명과 진상 파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멕시코 사법당국의 인권 유린 실태가 국내외에 알려지면서 진압에 참가한 경찰과 갱단 등 수 십명이 체포됐다. 또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지역 경찰 조직을 일신하는 내용의 치안개혁법까지 마련했다.

페냐 니에토 정부는 2012년 말 출범한 뒤 각 분야의 의욕적인 구조 개혁을 추진했으나 이 사건으로 고질적인 치안 문제가 부각하면서 개혁의 발목을 잡는 빌미가 됐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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