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강제징용 피해자측 “미쓰비시 사과, 받을 수 없다”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三菱)가 최근 중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배상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 중국 피해자들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고, 사과도 불충분하다”며 반발했다.

25일 관영매체 ‘중국의 소리’(中國之聲)에 따르면 일본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중국인 강제징용 피해소송을 진행해온 변호인단의 캉젠(康健) 대표는 “변호인단은 미쓰비시의 이른바 ‘화해협의’를 받아들이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다수의 강제노동자와 그들 가족이 보도를 본 뒤 분노했다”면서 “미쓰비시는 여전히 역사적 사실과 사과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쓰비시는 사과문에서 “일본정부가 강제로 데려온 중국인 노동자 일부를 접수했고, 열악한 조건에서 노동을 시켰다”고 했다. 이에 대해 캉 변호사는 “강제노동은 일본정부와 일본기업이 공동기획하고 공동실시했다는 일본법원 측 판결보다 오히려 후퇴했다”고 지적한 뒤 “사과문 곳곳에 ‘말장난’이 담겨 있다”고 비난했다.

캉 변호사는 “‘사용자로서 책임을 진다’는 표현에 대해 분노했다”며 “그들이 어떻게 고용관계에 있었는가? 당신들이 잡아간 거고 우리는 노예였다. 우리는 말할 권리도 없었고, 번호로 혹은 망국노예로 불렸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배상’ 대신 ‘중일우호 기금’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또 미쓰비시가 밝힌 ‘1인당 10만 위안’(약 1880만원)에 대해서도 “사실과 기존 유사 판례를 고려해 변호인단은 1인당 30만 위안(약 5643만원)을 받아야 한다고 판단해왔다”고 지적했다. 캉 변호사는 “배상금액은 협상해서 조정할 수 있지만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사죄하지 않는다면 더이상 논의할 여지는 없다”며 “여기에 대해서는 결코 모호한 태도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쓰비시가 그동안 사죄·배상의 대상이 되는 강제징용 피해자 범위에 대해 성의를 보이지 않아 양측 협상은 지난 2월 11일 중단된 상황이었다. 반면 중국의 일부 관영언론은 미쓰비시의 이번 사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경보(新京報)는 이날 “일본기업이 처음으로 제2차 대전 기간에 저지른 죄행에 대한 사죄와 배상”이라며 “늦기는 했지만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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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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