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연대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입법청원서 국회에 제출

세월호 참사 피해자 유가족들과 시민단체들이 안전을 무시하고 의무를 위반한 기업에 책임을 묻는 법안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4·16연대와 안전사회시민연대 등 2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연대’는 22일 서울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안’의 조속한 제정을 정치권 등에 요구했다.

이들이 발표한 법안에는 사업주·법인·경영책임자가 위험을 방지해야 하는 의무를 다하지 않은 탓에 사망자가 2명 이상 발생하면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허가 취소나 영업정지 등 제재를 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에 따르면 성수대교 붕괴 이후 동아건설 현장소장은 금고 2년을 선고받았고, 5명이 사망한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 당시 해당 유스호스텔 대표는 징역 6개월 형을 받는 데 그쳤다.

이들은 반복적인 산재 사망과 재난사고 등으로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산재 사망 1위의 오명을 얻은 이유가 기업의 탐욕·이윤추구와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 완화라고 꼬집었다. 기업이 위험한 업무는 하도급업체에, 안전관리는 대행기관에 넘기는 바람에 노동자들이 위험에 처하게 됐고 시민도 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정부가 재해 발생 직후 내놓는 대책도 이후 정치공방과 로비 등 때문에 누더기가 되거나 흐지부지되고 만다는 점도 지적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책임자들에 대한 형량도 재판을 거듭하면서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내가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처벌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생각이라도 갖게 해줘야 기업들의 생각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식 태안 해병대캠프 사고 유가족 대표는 "이 법을 제정해 국가적 안전이 보장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국가는 이 법안의 법제화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1시30분 국회 정론관에서도 기자 브리핑을 연 뒤 시민 832명 명의의 입법 청원서를 이날 국회에 제출했다. 832는 세월호 참사일인 4월16일을 기억하는 시민 416명과 노동자 416명을 합한 숫자다. 또, 참사 2주년 전까지 이 법안이 제정되기를 바라는 의미도 담겼다고 한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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