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영주차료 할인 신청 안했어도 해당 금액 돌려줘야”

공영주차장 이용자가 주차장 이용 계약을 할 때 요금 할인 신청을 하지 않았어도 할인 금액을 추후 돌려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민사31단독 김수정 판사는 김모씨가 강북구청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 소송에서 “김씨가 내지 않았어도 되는 저공해차량 할인액 18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김씨는 2011년 4월 말 강북구 미아동 노외주차장 월 정기사용 계약을 맺었다. 당시 주차장 이용 신청서에 저공해차량은 주차장 사용료의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김씨의 차량은 저공해차량이었지만 그는 해당 항목에 표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까지 주차요금 360만원을 전액 납부한 김씨는 뒤늦게 자신이 저공해차량 할인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요금의 절반인 180만원과 위자료 17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구청은 “김씨가 계약 당시 자신의 차량이 저공해차량임을 알리지 않았고 관련 증빙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으므로 요금을 반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법원은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김씨가 계약 당시 할인 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구청은 받을 근거가 없는 요금을 받았기 때문에 할인해줬어야 할 금액을 늦게나마 돌려줘야 한다고 본 것이다.

김 판사는 “구청은 주차장법과 관련 조례에 의해 주차요금의 50%만 받을 수밖에 없으며, 법과 조례가 정한 범위를 초과한 금액은 근거 없이 수령한 것”이라며 “해당 조례에는 저공해자동차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김씨가 요구한 위자료는 “이유 없다”며 기각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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