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쓰비시, 미군 포로에 강제징용 첫 사과… 한국에는 안 하더니!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2차대전 당시 강제 징용된 미군 포로들에게 공식 사과한다고 AP통신과 NHK방송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대기업의 공식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 회사의 전신인 미쓰비시 광업은 한국인을 무더기로 강제노동에 동원한 바 있는데도 이에 대한 사과나 배상을 했다고 알려진 사례가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

NHK에 따르면 미쓰비시 머티리얼은 회사 전신인 미쓰비시 광업 시절에 900여명의 미군 포로를 4곳에서 강제 노역시킨 데 대해 사과의 뜻을 표명할 예정이다. 미쓰비시 머티리얼의 기무라 히카루 최고중역을 비롯한 대표단이 이번 주말 미국에서 징용 피해자인 제임스 머피(94)를 만나 공식 사과할 예정이라고 미국의 유대인 인권단체 시몬 비젠탈 센터는 밝혔다.

미쓰비시에서 노역한 미군 포로 가운데 소재가 확인된 생존자는 2명이지만 건강 문제로 머피만 사과행사에 참석키로 했다. 미쓰비시 대표단은 공식 사과와 별도로 버지니아 서부의 웰스버그에 위치한 박물관을 찾아 미군 포로들을 추모하고, 이 박물관의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한 기부 방침을 발표하기로 했다.

시몬 비젠탈 센터의 부소장이자 랍비인 에이브러햄 쿠퍼는 “내가 아는 한 이번 사과는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될 것”이라면서 “일본 대기업이 이런 표현을 한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다른 기업들도 동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주미 일본대사관 오타카 마사토 대변인은 “사과는 미쓰비시 머티리얼의 결단이며 일본 정부는 관여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일본 정부는 앞서 미국인 포로 징용 문제에 대해서만 2009년과 2010년 공식 사과한 바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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