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혁신안이 13일 ‘첫 번째 관문’인 당무위원회를 통과했다. 결과는 ‘압도적 찬성’이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만신창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 혁신위원회·최고위원회 간담회 때부터 이날 오전 최고위까지 비노(비노무현)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한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거기다 여전히 친노(친노무현)와 비노 간 계파갈등까지 폭발하는 양상도 노출했다. 계파주의를 청산하겠다던 혁신안이 되레 당내 계파간 정면충돌을 유발하는 모양새인 셈이다. ‘문재인 지도부’와 혁신위는 최종 관문인 20일 중앙위원회 의결 때까지 이번 혁신안을 둘러싼 당내 불신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콩가루 집안’ 최고위=오전 9시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 초반 분위기는 부드러웠다.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는 혁신안에 힘을 실어줬다. 문 대표는 “모두를 만족시키는 혁신안은 세상에 없다. 눈앞의 현실과 이해관계가 아니라 당과 국가의 미래, 총선과 대선의 승리를 내다봐야 한다”고 했다. 전날 심야 간담회에서 언성을 높이며 혁신위 행보에 강력 반발했던 이 원내대표도 “적극적으로 존중하고 혁신위 방향이 당의 미래에 큰 기여를 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유승희 최고위원이 포문을 열었다. 사무총장 인선에 반발해 최고위에 장기간 불참했다 이날 복귀한 그는 “당헌을 무시하고 주요 법안과 정책의 최고위 의결 등을 생략했다. 당 대표 사과와 (혁신안의) 즉각 시정을 요구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최고위 개편은 적극 고려할 만한 좋은 제안이지만, ‘폐지’라는 제목은 수긍하기 어렵다”며 “최고위 폐지가 맞다면 폐지 대상은 현 대표와 최고위원 전부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그러자 분위기는 얼음장처럼 변했다. 몇몇 참석자들은 깊은 한숨을 내뱉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문 대표 얼굴은 상기된 채 굳었다. 침묵이 흐르다 이용득 최고위원이 맞불을 놨다. 이 최고위원은 “모처럼 나온 분이 당 대표를 겨냥한다. 우리가 지도부, 전 당원, 국민을 리드해 나갈 수 있는 집단인가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또 “제도가, (혁신)안이 문제가 아니다. 생각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라며 “당이 완전히 아주 콩가루 집안이 된 것”이라고 했다.
◇혁신안 당무위 통과 후폭풍=사무총장제 폐지안을 두고 일부 이견이 있었지만 혁신위가 논의 테이블에 올린 당헌·당규 개정안은 당무위에서 무난하게 통과됐다. 참석한 당무위원들은 입을 모아 ‘동의하건 동의하지 않건 (혁신안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혁신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이대로 전부 죽는다”는 분위기였다는 전언이다. 사무총장제 폐지가 큰 논란이 되긴 했지만 당헌 개정안 표결을 두고서도 참석자 35명 가운데 29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한 당무위원은 고작 2명뿐이었고 기권은 4명이었다. 당규 개정안은 만장일치로 처리됐다. 사무총장제 폐지안 외에도 부정부패 등으로 직위 상실시 재보선 무(無)공천 실시, 당원소환제 도입 및 당무감사원 설립, 부정부패 사건에 연루된 당직자의 당직 박탈안 등 당헌 개정안이 통과됐다. 현역의원의 경우 선거 120일전 지역위원장직을 사퇴하도록 하는 내용과 당비대납 원천 금지 및 대의원 상향식 선출제 도입 등에 따른 당규 개정안도 함께 처리됐다. 혁신위는 최고위원제 폐지 등 일부 혁신안에 대해 9월 중앙위원회 처리를 목표로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혁신안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당내 인사들을 설득하기 위한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조만간 ‘공천 물갈이’의 도구로 지목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의 평가 기준이 공개될 예정이라 혁신안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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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안 놓고 또 갈등 폭발…콩가루 집안된 최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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